2028년 여름 대회부터 9→7이닝 축소 검토
올해 2부제 운영에도 선수 16명 온열질환 의심
야구계 “7회 이후 드라마·출전 기회 줄어” 반발
연맹, 선수 건강 보호와 전통 사이 고심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일본 고교야구의 상징인 고시엔 대회가 기록적인 폭염에 경기 이닝을 9회에서 7회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 선수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지만, 야구계에서는 경기 후반의 역전 드라마와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7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고교야구연맹은 매년 심해지는 여름철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2028년 8월 열리는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부터 7이닝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기존 9이닝 경기를 7이닝으로 줄여 선수들이 무더위에 노출되는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취지다.
일본의 전국 규모 고교야구 대회는 매년 3월과 8월 효고현 고시엔 야구장에서 열린다. 특히 여름 대회는 올해 108회째를 맞을 만큼 역사와 전통이 깊고, 전국적인 관심 속에 생중계되는 인기 스포츠 행사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반복되면서 선수와 관객의 건강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름방학 기간에 대회를 개최하는 만큼 학생들의 학습권 등을 고려하면 일정을 다른 계절로 옮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연맹이 설치한 전문가회의는 지난해 12월 2028년부터 7이닝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올해 8월 대회에서는 한낮을 피해 경기를 오전과 오후로 나누는 2부제를 운영했지만, 대회 기간 선수 16명에게서 온열질환 의심 사례가 발생했다. 대회가 끝난 뒤 7이닝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된 배경이다.
고교야구계에서는 경기의 본질적인 재미가 훼손될 수 있다는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대회에서 준우승한 겐다이다카사이고의 아오야기 히로후미 야구부 감독은 “고교야구에는 7회 이후의 드라마가 있다”며 “거기서 힘을 내고 버티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사카마키 노부유키 타쿠쇼쿠고료고 감독도 “야구는 3회마다 흐름이 바뀌는데 7이닝제는 이런 흐름을 망가뜨릴 것”이라며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경기 시간을 줄이는 대신 선수 교체를 늘려 부담을 분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고교야구 감독을 맡았던 한 야구인은 “이닝이 뒤로 갈수록 체력뿐 아니라 집중력도 중요하다”며 “후보 선수의 수를 늘리면 선수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신문은 “7이닝제가 도입되면 고교야구의 근간이 바뀌는 것”이라며 현장에서는 9이닝제를 유지하길 바라는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 선수 안전을 위한 경기 방식 변화와 오랜 전통을 지키려는 야구계의 반발 사이에서 일본고교야구연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sj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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