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면적 7920→1만5183㎡, 최대 생산능력 300→500조
110종 매트리스 ‘다품종 소량생산’…주문 들어와야 제작
2028년 스프링 공장 완공 예정 “아시아 핵심 제조허브로”
[헤럴드경제=홍석희·김서현 기자] “생산티켓이 없으면 매트리스를 만들지 않습니다.”
지난 7일 경기 여주시 씰리침대 신공장에서 유동완 공장장이 생산 방식을 이렇게 설명했다. 수요를 예상해 제품을 미리 만들어내지 않고, 고객 주문이 들어온 뒤 제품별 생산티켓을 발행해 제작을 시작하는 ‘풀(Pull)’ 방식이다.
이같은 씰리의 주문제작형 생산기지가 1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씰리는 2016년 세운 기존 여주 공장에서 오금동 신공장으로 확장 이전했으며 오는 9일 준공식을 연다. 생산면적은 기존 7920㎡에서 1만5183㎡로, 8시간 기준 최대 생산능력은 약 300조에서 500조로 늘었다.
‘다품종 소량 생산’ 원칙, 110종 매트리스 수작업 완성
생산동에 들어서자 누빔부터 봉제, 조립·봉합까지 이어지는 탁 트인 생산라인이 한눈에 들어왔다. 주문이 접수되면 고객 이름과 제품 정보가 담긴 생산티켓이 발행된다. 제작을 마친 매트리스 옆면에는 주문 고객의 이름이 적힌 이 티켓이 붙는다. 유 공장장은 “생산티켓이 없으면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 임의로 생산하는 제품은 없다”며 “주문 후 배송되기까지 5일이 걸린다”고 말했다.
첫 공정인 누빔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사람 손으로 완성된다. 상판용 2대와 옆단용 2대 등 총 4대의 대형 누빔기가 원단과 충전재를 겹쳐 상판과 옆단을 만들었다. 이후 작업자들이 상판과 옆단을 직접 꿰매고 손잡이와 보강재를 하나씩 부착했다. 마지막 조립·봉합 공정에서도 스프링 위에 제품별로 다른 폼과 부자재를 순서대로 쌓고 위치를 맞춘 뒤 사람이 직접 고정했다.
수작업 비중이 높은 이유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씰리가 국내에서 생산하는 매트리스는 약 110종으로, 규격도 5가지에 이른다. 유 공장장은 “원단도 하루 약 50차례 교체하고 최소 50종 이상의 서로 다른 제품을 생산한다”며 “종류가 다른 시트폼을 어떤 순서로 쌓느냐에 따라 아늑하거나 단단하거나 푸근한 느낌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동 한편에는 매트리스의 핵심 부품인 스프링이 압축된 상태로 층층이 쌓여 있었다. 현재 호주와 중국에서 들여오는 스프링은 현지에서 이중 열처리를 거친 뒤 강한 압력으로 눌러 묶는 ‘베일링(Baling)’ 상태로 여주에 도착한다. 압축된 코일은 노란색 ‘언베일러’ 설비로 옮겨져 묶인 강선을 풀고 압력을 해제하면 제품별로 정해진 높이까지 다시 펴진다. 유 공장장은 “이 과정을 거치면 형태 변형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탄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돈 안전성 관리도 공정의 한 축이다. 원단·폼·패딩 등 원자재는 생산라인 투입 전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유해물질 검사를 거치고, 완성된 매트리스는 공장 내 정밀 라돈 측정기 ‘RAD8’로 다시 검사한다. 신제품은 출시 전 연세대학교 라돈안전센터의 테스트를 받고, 국내 생산·판매 제품은 매년 한국표준협회(KSA)의 ‘라돈 안전제품’ 인증을 받는 3단계 관리체계를 운영한다.
‘생산 내재화’ 가속…2028년 스프링도 국내 생산
씰리는 신공장을 발판으로 생산 내재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과거 미국산 완제품 수입과 OEM 생산에 의존하다 국내 시장 확대와 품질 관리에 한계를 느껴 2016년 여주에 첫 생산공장을 세운 뒤 국내 생산을 이어왔다. 윤종효 씰리코리아 대표는 “이번 신공장 확장 이전은 제2의 도약을 위한 엔진”이라고 정의했다.
국내 생산 전환 이후 이어진 성장세가 신공장 투자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윤 대표는 “씰리코리아는 최근 5년간 글로벌 법인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올해 매출은 2012년의 22~23배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라며 “올해 신공장의 생산 목표도 7만5000~8만개로 잡았다. 생산능력을 확대하면 매출 증가와 시장 확대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늘어난 생산능력은 아시아 시장 공략에도 활용한다. 현재 국내에서 만든 제품은 중국과 카자흐스탄 등에 수출되고 있으며 싱가포르·홍콩·대만과도 수출을 논의하고 있다. 김정민 씰리코리아 마케팅 상무는 “신공장이 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중심 생산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단계는 매트리스 핵심 부품인 스프링 생산이다. 씰리는 신공장 인근에 스프링 공장을 짓기 위해 토지를 매입하고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며,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 대표는 “현재 스프링을 호주와 중국에서 절반씩 들여오고 있는데 앞으로는 국내에서 직접 생산할 계획”이라며 “포스코산 강선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침대업계에서도 핵심 소재와 생산공정을 직접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씰리 역시 스프링까지 자체 생산 영역을 넓히며 생산 내재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윤 대표는 “스프링 공장까지 완성되면 원자재부터 완제품까지 원스톱으로 생산하는 아시아 핵심 제조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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