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시어머니의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오는 행동과 육아에 대한 간섭에 참다못해 집 비밀번호를 바꿨는데 외려 남편에게 핀잔을 들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가 소개한 사연에 따르면 A 씨는 “남편에게는 저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 있었다”며 “바로 시어머니”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A 씨는 시아버지가 오래전에 사망했고, 남편이 외동아들이기도 한 만큼 두 사람의 각별한 관계를 처음에는 당연하게 여겼다.
A 씨는 “신혼집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됐을 때, (남편이)시어머니에게 도어락 비밀번호를 알려드리겠다고 했다”며 “우리 둘 다 직장생활을 하는데, 어머니가 낮에 반찬을 가져다주러 오고 싶다고 하셨다는 것”이라고 했다.
A 씨는 그럴 수도 있겠다고 봐 알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후회만 한다고 했다.
A 씨는 “그 뒤로 연락도 없이 불쑥불쑥 집에 왔다. 퇴근해서 돌아왔더니 냉장고를 정리하고 계신 적도 있었고, 주말에 늦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시어머니가 빨래를 널고 있어 당황한 적이 있었다”며 “남편에게 ‘제발 오시기 전 미리 전화해달라고 말씀드려달라’고 부탁도 해봤다”고 했다.
상황은 A 씨가 아이를 낳은 후 더 악화했다. A 씨는 “시어머니의 간섭이 심해졌다. 아이에게 뭘 먹여라, 몇 시에 재워라, 클래식 음악만 들려줘라, 하나하나 참견했다”며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엄마가 회사에 다니기 때문이라고 저를 탓하기도 했다”고 했다.
A 씨는 “참다못해 시어머니 몰래 도어락 비밀번호를 바꿨다”며 “그런데 며칠 뒤 시어머니가 자연스럽게 집에 들어왔다. 남편이 새로 바꾼 비밀번호를 알려준 것”이라고 했다.
A 씨는 “제가 울면서 내가 누구랑 결혼했는지 모르겠다고 하니 남편은 외려 제가 예민한 것이라고 했다”며 “저는 딸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나왔다. 남편은 제가 왜 집을 나왔는지도 모르고, 제가 아무 이유 없이 가정을 깼다고 한다”고 했다.
“이혼 준비하더라도 최소한 연락은 유지해야”
사연을 접한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임형창 변호사는 “시부모로부터 폭행이나 심각한 폭언, 모욕 등 혼인 관계를 계속하는 게 가혹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부당한 대우를 지속적으로 받았다면 이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며 “다만 사연에서 시어머니가 사연자분을 직접 폭행하거나 심각한 욕설을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이 상당 기간 반복되고 이로 인해 부부관계 자체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했다면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와 함께 (이혼을)주장해볼 수 있다”고 했다.
임 변호사는 “사연에서는 아내분이 남편에게 최소한 시어머니가 방문하기 전 연락을 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는데도 남편이 이를 거절했고, 아내가 현관 비밀번호까지 변경했는데 남편이 다시 그 비밀번호를 시어머니에게 알려줬다고 한다”며 “이러한 사실이 반복됐다면 남편이 부부 사이에서 해결해야 할 갈등을 방치하거나 외려 심화시켰다는 사정으로 주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내가 가정을 깼다”고 주장한 남편에 대해선 “사연에서는 시어머니의 반복적인 방문과 남편분의 방관으로 갈등이 계속된 끝에 사연자분이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집을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사연자분이 가정을 버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만 “별거 이후 상대방과의 연락을 완전히 차단하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자녀를 만나지 못하게 하는 행동은 또 다른 갈등을 만들 수 있다”며 “이혼을 준비하더라도 자녀 문제에 관해선 상대방과 필요한 최소한의 연락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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