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환 M&A지원센터장 서면인터뷰 [기보]
전태환 M&A지원센터장 서면인터뷰 [기보]

기술보증기금 전태환 M&A지원센터장 서면인터뷰

대표 개인에 묶인 영업·기술, 인수 후 공백 우려…“2~3년 전부터 준비해야”

매도자는 세후 실수령액·매수자는 수익성 중시…가격 눈높이 조정이 관건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대표자가 떠난 뒤에도 회사가 그대로 돌아가는지가 핵심입니다.”

전태환 기술보증기금 M&A지원센터장은 중기 M&A 과정에서 인수자가 눈여겨보는 중요 요소로 ‘오너 의존도’를 꼽았다. 창업주 개인의 영업력이나 기술력, 거래처와의 관계가 회사 경쟁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기업이라면 대표가 회사를 떠나는 순간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매각 협상에도 반영된다는 설명이다.

전 센터장은 17일 헤럴드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영업이든 기술이든 대표자 개인에게 묶여 있으면 인수 후 그 부분이 공백이 된다”며 “오너 의존도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기업가치가 일정 비율 하락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인수자가 신중하게 보는 부분 중 하나”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은 창업주가 직접 주요 거래처를 관리하거나 핵심 기술을 사실상 혼자 책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랜 기간 축적된 거래처와의 신뢰나 노하우가 대표 개인에게 집중될수록 회사를 인수하려는 입장에선 ‘대표 없는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따져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 센터장은 그러나 이같은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영업과 기술을 문서화하고 담당자를 두는 것, 주요 거래처와의 관계를 계약 형태로 정리해 두는 것만으로도 달라진다”며 “승계를 생각한다면 최소 2~3년 전부터 준비에 들어가라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중기 M&A가 힘든 또다른 지점은 ‘가격차’다. 비상장 중기의 경우 회사마다 입지, 업종, 예산, 인수 목적이 매우 다르다. 기보는 이를 ‘표준화가 어렵다’고 설명한다. 아파트 거래 때처럼 표준화가 잘돼 있는 제품·상품의 경우 거래되는 시세가 형성되고, 제품별 편차가 적어 매수자와 매도자의 ‘가격 편차’가 크지 않지만 중기 M&A의 경우엔 그 차가 크다는 설명이다.

전 센터장은 “순자산가치는 보유 자산을, 수익가치는 앞으로 벌어들일 현금흐름을 기준으로 하는데 같은 회사라도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숫자가 크게 차이 난다”고 말했다. 실제 M&A 현장에서는 순자산가치와 수익가치, 현금흐름할인법(DCF),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배수, 기술·무형자산 가치 등을 함께 살핀 뒤 매수자가 실제 부담할 수 있는 가격과 비교한다.

전태환 M&A지원센터장 서면인터뷰 [기보]
전태환 M&A지원센터장 서면인터뷰 [기보]

‘창업주 심리적 매각저항’도 중기 M&A가 넘어야할 산이다. 전 센터장은 “처음 상담 오실 때는 매각을 실패로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고용이 유지되고 사업이 이어지는 사례를 접하면 인식이 달라진다. 올해 브릿지 포럼을 권역별로 연 것도 같은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 센터장은 또 M&A 현장에서 가장 먼저 마주치는 문제를 ‘정보 비대칭’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가치 평가 방식과 M&A 절차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자와 매수자가 서로 다른 정보를 바탕으로 회사를 평가하고, 결국 이것이 가격 차이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는 “가격 문제를 별개의 요인이라기보다 정보 비대칭이 겉으로 나타난 형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가격 차이만으로 M&A가 무산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경영권 이전과 고용 유지, 핵심인력 잔류 여부, 기존 거래처 승계, 인수 후 경영방식 등도 거래 성사에 영향을 미친다.

세금을 바라보는 시각도 매도자와 매수자가 다르다. 매수자가 기업의 향후 수익성과 인수가격을 따진다면 회사를 파는 창업주는 매각대금에서 세금을 제외한 뒤 실제 손에 쥐게 되는 돈을 중요하게 볼 수밖에 없다.

전 센터장은 “매도기업 대표자 입장에서는 회사를 매각한 이후의 노후자금과 자산운용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매각대금이 얼마냐’보다 세후 실수령액이 훨씬 현실적인 판단 기준이 된다”며 “세제가 매도자의 거래 의사와 희망 조건에 중요한 고려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토지와 공장을 많이 보유했지만 영업이익이 크지 않은 제조기업도 매각 과정에서 가격 차이가 커질 수 있다. 매도자는 오랜 기간 보유한 부동산의 현재 가치까지 충분히 인정받기를 원하지만 매수자는 실제 사업에서 나오는 수익을 우선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전 센터장은 이 경우 사업과 자산을 분리해 거래구조를 짜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업 자체의 승계와 부동산 등 자산의 처리를 나눠 검토하면 양측이 합의할 수 있는 구조를 찾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센터장은 결국 기업승계 M&A가 활성화되려면 좋은 매물을 발굴하는 것에서부터 전문 중개와 기술보호, 세제지원, 인수금융, 승계 이후 성장지원까지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제가 정비돼도 기업 간 매칭이 안 되면 거래가 시작되지 않고, 매칭이 돼도 자금이 없으면 마무리가 되지 않는다”며 “각 지원이 하나의 패키지로 연결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