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매각 무산 휘닉스중앙, IM 배포 진행
계열사 매각 통한 자금 조달로 정상화 노려
[헤럴드경제=박지영·안효정 기자] 주요 계열사 유동성 위기로 회생·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간 중앙그룹이 계열사 매각 절차를 본격 개시하며 구조조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휘닉스중앙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과 한양증권은 지난달부터 10곳 안팎의 잠재적 원매자들에게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하고 있다. 지난해 휘닉스중앙 매각을 추진할 당시 접촉했던 후보군을 중심으로 인수 의향을 다시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휘닉스중앙은 중앙그룹의 종합레저 계열사로 강원도 평창의 휘닉스파크와 제주휘닉스아일랜드 등을 운영하고 있다. 1983년 보광으로 출발해 2016년 중앙그룹 계열로 편입됐다.
중앙그룹의 구조조정은 지난 6월 JTBC의 채무불이행을 계기로 시작됐다.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JTBC가 동시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중앙일보는 한 달 뒤 채권단 주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초기에는 채권단과 협의를 통한 채무조정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현재는 계열사 매각과 외부 자금 유치를 통한 정상화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모양새다.
휘닉스중앙은 회생 절차나 채권은행 주도 워크아웃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 홍정도 중앙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자가 지분을 100% 보유한 중앙리조트투자를 통해 소유하고 있는 구조로, 중앙홀딩스를 정점으로 하는 미디어·콘텐츠 계열사와는 직접적인 지분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중앙그룹 차원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오너일가가 보유한 휘닉스중앙 지분 매각이 추진됐다.
시장에서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눈여겨보고 있다. 실제 한화는 2025년 말 휘닉스중앙 인수를 위해 실사까지 진행했다. 당시 전체 지분가치 2500억원 수준에서 거래가 논의됐으나 가격 눈높이 차이로 무산됐다.
쟁점은 휘닉스중앙이 안고 있는 대규모 회원권 관련 부채다. 리조트, 골프장 회원권은 반환 리스크를 안고 있어 인수자는 지분 매입가격과 함께 향후 부담하게 될 회원권 보증금 상환 규모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휘닉스중앙의 202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휘닉스중앙의 회원권 규모는 콘도 2705억원, 골프장 943억원 등으로 총 413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한화와의 협상에서도 이 같은 재무 부담이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그룹이 자구안 마련을 위해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거래 가격은 당시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휘닉스중앙은 법원이나 채권단이 매각 절차를 통제하지 않고 오너일가가 매도 주체인 만큼 가격이나 거래 구조, 협상 조건을 탄력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점도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회생절차에 들어간 JTBC의 매각 작업도 본격화됐다. JTBC는 지난 23일 EY한영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법원의 허가 절차 등을 거친 뒤 회생계획안 인가 전 인수자를 찾는 인가전 M&A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JTBC는 지난 6월 회생절차를 신청한 뒤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을 통해 채권단과 구조조정 방안을 협의했다. ARS는 회생절차 개시를 최대 3개월간 보류한 채 채무조정, 자금 지원 등을 채권단과 협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채권단과 협상이 결렬되면서 회생 절차가 개시됐고 조기 정상화를 위해 인가전 M&A로 방향을 잡았다.
워크아웃 중인 중앙일보는 매각 절차가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다. 매각 주관사 삼일PwC는 지난 21일 예비입찰을 진행했고 총 6개 기업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글로벌세아, OK금융, 오리온, 다우기술(키움그룹), 이브로드캐스팅, 금보개발 등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 의지를 보이는 기업은 글로벌세아로 알려졌다. 다만 OK금융과 오리온, 다우기술 등 자금 동원력이 있는 기업들이 다수 참여하면서 향후 실사와 본입찰 과정에서 경쟁 구도가 구체화할 전망이다.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선정된 이들 기업은 내달 중순까지 실사를 진행한 뒤,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콘텐트리중앙이 최대주주인 SLL중앙도 매각이 진행될 전망이다. SLL중앙 또한 휘닉스중앙과 마찬가지로 회생이나 워크아웃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중앙그룹의 대대적인 회생·워크아웃과 SLL중앙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된 상태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리어스파트너스는 SLL중앙이 발행한 전환사채(CB) 500억원과 프랙시스캐피탈 측이 보유한 전환우선주(CPS) 550억원어치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총 1050억원을 투자했다. SLL중앙은 이 가운데 신규 유입되는 500억원을 활용해 유동성 부담을 낮추고, 비핵심자산 처분과 본업 경쟁력 강화로 재무구조를 개선해 적정한 가치를 인정받고 매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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