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맞은 국내 성인용품점 역사 -국내 시장 규모 2000억원 추산 -유통업계에서도 콘돔 등 잘팔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1997년 2월, 이태원에 국내 최초의 성인용품 전문점 ‘아프콜(AFCOL)’이 오픈했다. 20년전 이날인 1997년 2월 24일, 당시 한 경제지에서 이 매장이 보도되며 화제가 됐다. 콘돔, 피임기구를 포함한 400여개 성인용품들을 판매하는 가게였기 때문이다. 당시 매장은 콘돔을 만들어 세계에 수출하던 업체인 서흥산업은 아프콜이 ‘성인용품 백화점’이라고 표방했다.

이 매장이 오픈하기 전인 1996년에는 미국의 섹스숍 업체인 ‘콘도매니아’의 체인점인 ‘미세스터’라는 성인용품 매장이 오픈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서 문을 닫았다. 각종 성인용품과 플레이보이 잡지를 판매했고 언론과 보수단체들의 집중적인 포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급기야 그해 12월 대표가 구속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처럼 성인용품은 우리사회에서 금기(禁忌)시 되는 사안이었지만 최근들어 이런 풍조가 개선되고 있다. 전국 각지에 성인용품 매장이 들어서는 데 이어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도 콘돔과 피임기구 등 각종 성인용품이 판매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성인용품 시장의 규모는 온라인쇼핑몰 대형 오프라인 매장 등 양성화된 것만 놓고 봤을 때 2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2030 젊은 세대들의 구매가 많았지만, 점차 연령과 사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성인용품의 경우 지하시장의 규모도 제법 큰 편인데 빠른 속도로 양성화되고 있다.

해외 통계사이트인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지난 2015년도 200억 달러(한화 22조원) 규모에 달했던 전세계 성인용품 시장은 매년 꾸준한 규모로 성장해 오는 2020년에는 290억 달러(한화 32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성인용품의 사용자 자체가 늘어나는 것도 있지만, 성에 대해 개방적인 사회로 바뀌어가면서 사업이 양성화되는 측면도 강하다.

최근에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도 콘돔이 잘팔린다. 전국에 1만여개 전포를 보유한 편의점 CU가 최근 3개년 매출을 집계한 결과 콘돔 매출신장률은 지난 2015년 11%, 2016년 5%, 2017년(1월) 6%로 해마다 신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오프라인에서는 성인용품들을 취급하는 전문매장도 생겨나고 있다. 골목에 숨어있던 상점들이 서울 번화가와 중심부로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달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는 ‘레드컨테이너’라는 성인용품점이 들어섰다. 대로변인 이태원로에 매장이 들어선 것이 특징이다. 1층과 2층,제법 큰 규모로 매장이 들어섰는데 1층은 여성고객, 2층은 남성고객용 제품이 선보였다. 독일의 성인용품 기업 ‘베아테우제’도 이태원에, ‘플레저 랩’도 합정동과 가로수길에 문을 열었다.

지방에서도 대구와 부산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성인용품 전문점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 관계자는 “점차 성에 대한 문화가 개방적으로 바뀌어가는 추세”라면서 “유럽이나 일본처럼 점차 성생활용품이 보편화되고, 매장들도 잇따라 양지로 나오게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