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ㆍ김유진ㆍ최준선 기자] 19대 대선 지지율 1, 2위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간 ‘네거티브전(戰)’이 전면화됐다. ‘난타전’ 양상이다. ‘네거티브 전략’은 후보 자신의 집권 비전으로 유권자들을 설득하기 보다는 ‘○○의 집권은 안된다’며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하는 선거전략이다. 사실이나 합리적 의심에 기반한 비판과 ‘가짜뉴스’같은 근거없는 의혹 제기가 구분되지 않고 동원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네거티브 공방은 왜 선거철마다 빠지지 않고, 이번에는 더 불거진 것일까.

▶조기점화한 네거티브 왜?= ‘네거티브 아나토미’의 저자인 정치ㆍ마케팅 컨설턴트 배철호씨는 “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ㆍ구속 국면을 지나면서 촛불과 태극기로 대변되는 격한 진영 논리가 광장에서 맞부딪쳤고 ‘네거티브’가 성공적인 대중동원 기제라는 것이 증명된 상황”이라고 했다. 배씨는 “짧은 시간 안에 선거가 치러지다 보니 서로 정책을 놓고 경쟁하기 보다는 ‘저 세력은 안된다’며 처음부터 치열한 네거티브전이 펼쳐지는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로 문 후보와 안 후보측은 서로 비판을 하면서 상대에게 ‘국정농단’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추격자가 ‘쏘고’, 선두주자 맞대응 ‘전면전’=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보통 선거운동이라고 하면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말하는데, 여기에는 상대를 떨어뜨리려고 하는 노력도 포함된다”며 “유권자들에게는 누가 잘했다는 얘기보다는 누가 잘못했다는 말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고 했다. 네거티브전은 특히 추격하는 입장의 후발주자가 활용하는 주요 전략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상대 지지층의 표를 빼앗아 오기 보다는 상대방을 반대하는 진영의 표를 끌어오기 위한 전략”이라고 했다. 채 교수는 “싫은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전략투표를 하는 유권자도 있기 때문에 네거티브전이 선거에 주는 영향이 적지 않다”고 했다.

네거티브전은 추격자가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하고 여기에 선두주자가 맞대응을 하면서 확산된다. 대표적인 것이 매일 문 후보를 비판하는 발언으로 아침을 시작한다고 해서 ‘문모닝’이라는 말까지 듣는 국민의당이다. 안 후보측 뿐 아니라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 등도 문 후보를 겨냥한 비판에 주력해왔다. 홍 소장은 “안 후보측의 전략은 ▷문 후보와의 대립구도 단순화 ▷네거티브전 ▷낙인찍기 전략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여기에 문 후보측도 안 후보측의 이른바 ‘조폭ㆍ차떼기 논란’과 안 후보의 포스코 사외이사 재직시절 활동 비판 등으로 네거티브에 맞대응하고 나섰다.

▶네거티브 어떻게 막나=네거티브전은 현대 선거전에서 ‘필요악’으로 꼽힌다. 물론 ‘검증’이라는 긍정적 기능도 일부 있다. 하지만 네거티브공방이 선거의 중심이 될 때 결국 정치는 ‘파국’으로 흐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배철호씨는 “네거티브전은 정치환멸, 정치혐오를 조장한다”고 했다.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 저자인 김태형씨는 “네거티브전으로 당선된 정치인은 지지층을 쉽게 잃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채진원 교수는 “후보진영이 정보를 주고 언론이 받아서 보도하면 유권자는 들을 수 밖에 없는 공급자 중심의 선거운동 병폐를 해소해야 한다”며 “유권자 중심의 선거운동이 이뤄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선거법상의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