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현 정부 임기말, 새 정부 집권초 1년은 제대로 일하기가 힘들다. 신 정부가 들어서면 분명 조직부터 뒤흔들텐데 여기에 대비하느라 촉각이 곤두설 수 밖에 없다”
5월 대선이 한달도 채 안남은 상황에서 세종시 한 당국자는 요즘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대선주자들이 잇달아 조직개편 구상을 쏟아내면서 관가는 초비상 상태다. 축소 또는 폐지가 거론되는 부처의 공무원들은 안갯 속 향후 거취에 한숨부터 나온다.
공직사회에 불확실성 쓰나미가 몰아닥치면서 자칫 국정에도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5년마다 반복되는 정부조직 대수술이 ‘최소화의 원칙’을 지켜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문명재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자신의 국정아젠다를 가장 쉽고 상징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게 바로 정부조직개편”이라며 “이러다 보니 5년마다 공직사회가 요동을 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역대 대통령들이 네이밍을 새로 하고, 부처 숫자를 조정해 새 정부의 새 출발을 보여주고 싶은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조직 개편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볼 일은 아니라는 주장도 뒤따른다. 이전 정부의 틀에서 새 정부의 국정 아젠다를 구현하기엔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전 정부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된 조직과 운영방안을 그냥 두는 것도 되레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김태일 고려대 교수는 “정권이 바뀌었으니 새 판을 짠다는 식의 조직개편은 당연히 잘못된 일”이라면서 “이전 정부에서 문제가 있던 것을 고치는 것은 당연하며, 조직의 안정성만을 고려해 폐해가 있는 것을 방치하는 것도 옳은 것은 아니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일각에선 이처럼 5년마다 반복되는 정부조직 개편의 폐단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지방분권형 국정운영 방안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승빈 명지대 교수는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에 많은 권한이 위임돼 새 대통령이 들어서더라도 중앙정부의 개편없이도 새 정부의 국정아젠다를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다”며 “각 후보들이 분권형 정부조직에 입을 모으고 있는만큼, 차기 정권에서 이를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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