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전시장 대세색상 블랙…색상 고정관념 깨져 - 프리미엄 가전 무게감과 고급스러움 배가 - 조성진 부회장 등 프리미엄라인업에 직접 블랙 택해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최근 프리미엄가전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색상은 블랙이다. 과거 가전시장에서는 블랙은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깨끗한 이미지를 줄 수 없고 식감을 떨어뜨린다는 이유에서다. 소형가전에 하나둘 적용됐던 블랙은 최근 프리미엄가전에서 대세로 떠올랐다. 프리미엄가전의 무게감과 고급스러움을 배가시키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가전시장에서 블랙이 재발견된셈이다.
‘블랙 트렌드’를 주도한 곳은 국내 가전업체들이다. LG전자가 지난해 선보인 최고급 프리미엄라인업 ‘ ‘LG 시그니처’의 대표색상은 블랙이다. 블랙은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사진)이 손수 챙긴 색상이다. 조 부회장은 가전제품에서 ‘본질 디자인’을 강조하면서 제품의 본질을 잘 살려주는 색상으로 블랙을 직접 택했다.
이에 ‘LG 시그니처’,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등 LG전자 프리미엄브랜드에서는 블랙색상이 대거 채택됐다. LG 시그니처 세탁기 본체는 파격적으로 블랙이 적용됐다. 밀레 등 유럽가전업체들은 청결한 이미지를 강조해야하는 세탁기에는 하얀색을 고수하고 있다.
조 부회장이 블랙을 내세운 배경에는 유채색이나 특별한 디자인을 입히지 않고도 제품 본연 기능과 느낌을 살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담겨 있다. 외관이 튀지 않아도 제품 본질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부심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국내 가전시장 트렌드는 백색가전에서 컬러가전을 거쳐 미니멀리즘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 2005년까지는 백색가전시대로 백색과 은색 등 무채색 계열 디자인이 주류였다. 2006~2010년까지는 맥시멀리즘의 영향으로 화려한 색상이 대세였다. 주방 가전에서 양문형 냉장고 시대가 열리면서 디자인 차별화가 본격적으로 시도된 시기다. 당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패션디자이너 앙드레김, 화가 하상림 등과 협업해 문양디자인을 가전에 처음 도입했다.
2011년 이후 가전시장의 키워드는 미니멀리즘이다. 메탈과 강화유리 등 고급소재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유행색상이나 인기브랜드와의 협업에 의지하지 않고 제품 본질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과 무관치 않다. 프리미엄가전 시장이 열리고 인테리어 트렌드가 단순해진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업계는 한동안 블랙이 가전시장을 주름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색상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고, 가전의 인테리어 기능이 점차 중요해지면서 질리지않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북미와 유럽 프리미엄 가전시장에서는 블랙과 어두운 메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남기완 LG전자 디자인센터 선임연구원은 “소비자가 제품을 볼때 가장 먼저 접하는 색상은 매출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라며 “블랙같은 무채색은 어떤 색상과도 잘 어울리고 오래 사용해도 질리지 않는 장점이 있어10년 이상 사용하는 가전 특성상 잘 맞는 색상”이라고 설명했다.
jlj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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