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첫날 여의도를 찾아 야당 지도부들을 만난 데 이어 지난 19일 청와대로 5당 원내대표를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문재인 정부가 국회와의 협치에 첫단추를 꿴 것이다. 역대 정부 전례 없이 빠른 시간에 이뤄진 주요 정당 지도자들과의 잇딴 만남으로 출발 분위기는 좋다.
과제는 엄중하다. 문 대통령 취임 12일째를 맞는 21일까지 청와대와 국회가 도모할 협치의 주요 의제는 다 나왔다. 출범 초기 문재인 대통령이 보여준 ‘낮은 자세와 강한 의지’가 주요 개혁 의제에서도 국회의 협력을 어떻게 이끌어낼지가 관건이다.
일단 문 대통령은 과거 정부와는 다른 파격과 낮은 자세로 협치의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당선 직후이자 취임 첫날인 10일엔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당사를 찾아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을 만났다. 취임 첫날 야당 지도부를 만난 것도 이례적이지만 국회가 아닌 당사를 방문한 것은 더 파격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선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지도부도 만났다.
‘낮은 자세’로 협치를 도모하는 파격은 19일에도 이어졌다. 오찬 회동 장소는 청와대에서도 좀처럼 외부행사에 사용되지 않던 상춘재였고, 문 대통령은 앞뜰에 미리 나와 원내대표들이 오는 순서대로 반갑고 정중하게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열흘간 두 차례나 ‘낮은 자세’로 여야 지도자들과 만남으로써 협치의 강한 뜻을 보여줬지만, 과제는 산적했다.
먼저 당장엔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주요 장관급 인사들의 인사청문회가 협치의 첫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4~25일 이 총리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이 총리 후보자가 인준이 되면 문 대통령은 본격적인 내각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6월 임시국회에서는 개혁입법이 과제다. 문재인 대통령은 5당 원내대표들과의 회동에서 검찰ㆍ국정원ㆍ방송 개혁 입법의 국회 논의를 당부했다.
문재인 정부의 미ㆍ중ㆍ일ㆍ러 특사외교 성과가 정리되고 오는 6월말 한미정상회담이 준비되는 과정에서는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가경정예산편성안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도 청와대가야당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사안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의 비교적 장기 과제로는 개헌이 꼽힌다. 개헌 논의는 대선을 전후해 한동안 잠잠하다가 지난 18일 문 대통령이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사로 “5ㆍ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천명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문 대통령이 내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약속한 만큼 향후 1년간 개헌 관련 논쟁은 점차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에서 여야 단일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청와대의 독자적인 개헌논의 기구가 설치될지, 문 대통령이 약속한 ‘국민 참여’ 논의는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가 주목거리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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