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아웃도어를 즐겨입는 소비자들이라면 왜 대형마트에서 ‘고어텍스’ 제품을 판매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가져봤을 법 하다. 그런데 그게 이유가 있었다. 원단을 공급하는 고어코리아 등 3개사(이하 고어사)가 고어텍스 소재 제품을 대형마트에서 팔지 못하게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은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고어사에 과징금 36억7300만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하면서 드러났다.
공정위에 따르면 고어사는 2009년부터 4년 가까이 고어텍스 소재 제품의 대형마트 판매를 금지하는 정책을 만들고 고어텍스 원단을 사용하는 아웃도어 의류사들에게 이를 따를 것을 계약과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요구했다. 국내 29개 아웃도어 브랜드가 고어사의 고객사에 해당하는 현실에서 명백한 ‘갑질’이다.
대형마트에서 고어텍스 제품이 싸게 팔리면 백화점, 대리점 등에서도 가격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꼼수를 부린 것이다. 실제로 2010~2012년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판매된 고어텍스 제품 가격은 다른 유통채널에서보다 절반 가까이 낮은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고어사의 모든 거래사의 유통채널을 일괄적으로 통제함으로써 아웃도어 업체간 가격경쟁을 제한하는 효과도 또 다른 노림수였다.
고어사는 이같은 대형마트 판매 제한을 위해 자사 직원의 신분을 감추고 매장으로 보내 판매 실태를 점검하는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로 활동시키기도 했다. 이를 통해 자사 정책을 따르지 않는 아웃도어 업체에 대해서는 해당 상품의 전량회수를 요구하는가 하면, 원단 공급을 중단하거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는 횡포도 서슴치 않았다.
고어사는 이같은 대형마트 판매 제한을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고, 고어텍스 원단의 품질향상이나 소비자 정보제공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같은 대형마트 판매제한이 서비스 경쟁 촉진을 방해하고, 고어텍스 제품 가격이 높게 유지돼 소비자들이 입는 피해가 크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측은 “이번 조치를 통해 대형마트에서 고어텍스 제품 판매가 늘어나면 소비자들의 기능성 의류 구입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며 “재고상품 등을 싸게 팔 수 있는 유통채널이 늘어나 아웃도어 업체들의 애로사항도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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