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자산가격은 어느 국면에 있을까
연초부터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상반기 동안 나스닥지수는 +14.1% 상승했다. 작년까지 부진했던 한국 증시도 +18.0% 상승하며, 글로벌 증시와 키 맞추기를 시도했다. 지금 자산시장이 선진국, 신흥국 가릴 것 없는 강세장이라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금융위기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가 생생한 투자자들에게는 당장의 이익보다 손실에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채권왕 빌 그로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 리스크가 가장 커진 상태”라고 말한 것도 투자자들의 일반적인 고민과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자산시장은 어느 국면에 있는 것일까. 물론 정확한 답을 찾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경기 싸이클을 통해 현재 시점을 어느 정도는 가늠해볼 수 있다.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NBER)에 따르면 미국은 역사상 세 번째로 긴 경기확장국면이 진행되고 있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미국의 경기회복은 2009년 6월 이후 8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만큼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자산가격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거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통제 불가능하지도 않다. 결론적으로 거품은 형성되고 있지만, 통제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먼저 미국 자산가격은 금융위기 이후 회복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그 동안 상승 랠리를 이어간 뉴욕증시는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며, 기술주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기업들의 이익 성장이 동반되고 있어 주가 부담을 상쇄시키고 있다.
지난 금융위기의 진앙지였던 미국의 주택경기도 급락세 이후 회복되는 흐름이다. 연율 기준 5% 내외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레버리지가 컸던 2000년대와는 비교된다. 상승률이 낮다고 할 수 없지만, 금융위기 이전 10%가 넘던 상승세와 비교한다면 과열이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오토론 등에서 일부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자정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6월 FOMC에서는 금리인상 이후 연내 자산축소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현재 연준의 자산 내역을 보면 총 보유자산은 4.4조 달러로 금융위기 이전과 비교한다면 3.5조원 늘어난 셈이다. 한번 형성된 거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연준의 6월 금리결정과 대차대조표(자산) 축소 논의는 자산가격의 거품을 제어하기 위한 일종의 통제장치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중국은 금융위기 이후 기업부채가 급증하며 부채 리스크가 부각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는 주택가격이 급등하며 자산가격 거품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그렇지만 지금은 인민은행의 유동성 관리로 디레버리징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 당국의 부동산 규제조치가 더해지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세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인민은행은 거시건정성평가(MPA)라는 새로운 은행감독 체계를 통해 자산관리상품(WMP)을 광의의 대출 항목에 포함시키는 등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경기 둔화가 진행 중이지만,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재고축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유럽은 아직도 양적완화가 필요한 지역이다. 기본체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좀 더 경기자극이 필요해 보인다.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경제학자 윌터 배젓(Walter Bagehot)이 남긴 말이다. 자산가격이 상승하며 시장이 흥분하더라도 투자자들은 이성을 잃지 말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필자도 자산가격의 거품에 취하지 않기 위해 시장을 객관적으로 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자산시장이 앞서 살펴본 것처럼 통제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산가격 거품이 꺼지는 시기에는 일반적으로 경기후퇴 신호가 등장하지만 지금은 경기회복이 진행되고 있다.
정리하면 하반기 진행될 글로벌 경기회복과 실적성장에 기댄 위험자산의 비중확대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필자는 올 하반기 리스크를 중립수준으로 유지하되, 위험자산 선호가 주변으로 확산될 수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유럽은 경기개선과 디플레이션 탈출 가능성으로 투자매력이 한층 높아지고 있으며, 신흥국의 경기회복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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