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플랜트, 곳곳서 부실 지방아파트, 미분양 쌓여 일감 줄어 감원 불가피해 ”언제 나아질지, 시계제로“’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건설업계가 몇해전 경기 호황으로 사업을 크게 벌였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해외에서는 무리한 수주에 따른 대규모 손실과 인력 감축이 이어지고 있고, 지방에서는 미분양이 쌓여 울상이다.
▶해외 인력 줄줄이 감축… 사업 부실도 이어져=대림산업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이달부터 해외 플랜트 직원 1500여명에 대해 순차적으로 무급 휴직에 들어갔다. 해외부실로매각에 실패한 대우건설도 추가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해외 사업장이 줄어 불가피하게 내린 선택”이라며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라 설명했다.
다른 건설업체들은 이미 지난 몇년새 플랜트 인력을 줄여왔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3분기 직원은 5115명으로 2년 전에 비해 15% 줄었고, GSㆍ포스코ㆍSK건설 등도 플랜트 사업부문 인력이 많게는 40% 이상 줄었다.
건설업계는 국내 주택 시장이 침체한 2010년대 초반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 수주에 적극 나섰다. 하지만 유가 하락으로 발주 물량이 줄어들자 덩달아 침체에 빠졌다. 해외건설협회가 집계한 해외건설 수주액은 2010년 715억 달러로 고점을 찍고 2014년까지도 600억 달러 이상을 유지했지만, 이후 하락해 2017년 290억달러로 곤두박질쳤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일감이 많을 때는 경쟁사의 한 개 팀을 통째로 빼올 정도로 인력 쟁탈이 심했는데 정반대 상황이 됐다”며 격세지감을 토로 했다.
수주한 사업의 부실도 문제다. 국내사 간의 저가 경쟁으로 따낸 사업들이 아직 남아있다. 최근 대우건설 매각 무산의 직접적 원인이 된 모로코 복합 화력발전소의 부실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주요 프로젝트가 올해 준공되면 원가 조정이 일어나면서 손실을 보는 사업장이 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망은 엇갈린다. 유가 상승으로 일감이 다시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고, 더 이상 무리한 수주는 없을테니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하지만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유가상승이 지속될지 의심스럽고, 유가상승이 발주 물량 확대로 이어지는 연관성도 약해지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준공 물량 역대 최대… 지방 사업 부실 우려=지방 주택 사업도 골칫거리다. 2014년부터 이어진 호황에 분양했던 물량들이 속속 준공되면서 공급이 과잉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지방 미분양 주택은 4만9256가구로, 2011년 3월 5만483가구 이후 7년여 만의 최대다. 올 1월 주택준공실적은 전국 6만290호로 이전 5년 평균 준공실적(3만987호)의 두 배에 이른다.
당장 경상남도 거제시의 A아파트는 입주가 두 달 앞인데도 계약률이 80%에도 못미친다. 창원의 B아파트는 오는 8월 준공 예정인데 4000여 가구 중 대다수가 미분양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도 좋지 않은데 규제에 공급과잉까지 겹친 상황”이라며 “지역 경기 침체가 부동산 침체로, 부동산 침체가 다시 지역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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