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이어 쿠쿠·청호·SK매직 등 줄지어…일각 “해외서 제살깎기” 지적도 국내 렌탈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관련 기업들이 말레이시아로 몰려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렌탈사업을 하는 기업 수는 최근 10년 새 10여곳으로 늘어났다. 자연 가입자 유치 경쟁은 치열해졌고, 렌탈품목 개발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관리형 물품대여’ 개념의 이 사업은 국내에서 시작돼 아직 세계적으로 경쟁자가 없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방문서비스라는 부담감으로 인해 선진국이나 종교적 색채가 강한 나라에선 정착이 쉽지 않은 경향을 보인다.

한국 렌탈사업의 첫 해외 개척지는 말레이시아. 코웨이는 지난 2006년 이 나라에 첫 진출, 렌탈과 관리(케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 서비스전문가(코디) 2700여명, 판매전문가 5500여명의 조직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기준 정수기 65만3000계정을 확보, 매출액 2075억원 올렸다. 현지 정수기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말레이시아는 1인당 GDP가 1만1200달러에 이르는 아세안(ASEAN) 대표 중소득국이다. 대체로 GDP 1만달러 언저리에서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환경가전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된다.

말레이시아는 또 싱가포르, 태국은 물론 같은 이슬람권이란 측면에서 중동 진출의 전초기지로 종종 지목된다.

코웨이 뒤를 이어 쿠쿠홈시스가 2015년 말레이시아에 들어갔다. 2년만에 판매인력 1만여명으로 25만계정을 판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성과가 커지자 현지 공장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올해 2월 진출했다. 경쟁사의 앞선 길닦이로 조직확보 등 사업에 탄력이 붙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본다.

SK매직도 하반기 중 말레이시아에 진출한다. 모기업인 SK네트웍스의 해외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시장이 훨씬 큰 인도네시아 보다도 말레이시아로 몰리는 이유는 4가지 정도. 특정기업에 의해 이미 렌탈사업 체계가 정착됐다는 점과 정치·제도의 투명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 외에도 아세안지역 소득의 급성장, 한류붐 확대 등이다.

반면, 말레이시아가 국내 렌털시장의 재판(再版)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경쟁 없는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지 않고, 이미 인프라가 갖춰진 곳에 들어가 국내 업체들끼리 제살깎기식 경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특히, 말레이시아로 경쟁적 진출은 타사 조직 빼앗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신규 진입에 따른 애로가 적고, 길들여진 소비자도 존재한다는 유혹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개념과 사업모델이 정립된 환경가전 렌털사업은 세계에서 경쟁자가 거의 없다. 전 세계가 어차피 신시장인 셈”이라며 “특정 국가에 몰려가 우리끼리 경쟁하는 것은 볼썽 사나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후 인근국가로 확대돼 같은 내용의 경쟁을 하게 될 것도 뻔한 일이다. 경쟁 없는 시장을 고르고 특화된 역량을 개발하는 게 국가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 국내 렌탈회사들이 말레이시아 시장 다음으로 꼽는 곳이 베트남과 태국 정도다. 모든 업체들이 겹친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국내 업체 동남아 진출 현황

코웨이:2006년 말레이시아 진출 정수기 1위. 2003년 태국법인 설립

쿠쿠전자:2015년 말레이시아법인 출범. 2018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에 법인 설립

청호나이스:2018년 말레이시아법인 설립. 하반기 제품판매 시작

SK매직:말레이시아,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진출 준비 중

*자료=2018년 6월, 업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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