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2019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이 채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국회 선진화법에 따른 법정 처리 시한인 12월 2일이 일요일인 탓에 국회는 이번주 토요일인 1일까지 본회의를 통해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의 고용세습 국정조사와 청와대의 인사라인 문책성 퇴진 등 정치공방으로 예산안 심사가 올스톱된 이후 재개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는 절대적인 논의 시간이 부족하다. 역대 최대규모인 470조원의 예산 심사를 단 9일만에 번갯불에 콩 볶듯 마무리지어야 한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예산안 심사의 부실화는 물론 법정처리 시한도 맞추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국회 예결위는 지난 주말까지 16개 상임위 가운데 7개 상임위 소관부처에 대한 심사를 마쳤다. 예결위 예결소위는 이번주초까지 감액심사를 마치고 이후 합의되지 못한 사안에 대해선 28일부터 간사간 소소위를 열어 세부 논의에 들어갈 방침이지만, 워낙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고, 일자리 예산 등 쟁점 항목이 많아 처리 시한을 맞출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론이 나온다.
예산안 처리 시한이 법으로 정해진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헌법은 새 회계연도 30일전까지 국회가 예산안을 처리해야한다고 못 박아놓았다. 예산안 처리가 늦어질 경우 정부가 새해 예산 지출도 지연되고 계획도 부실해진다.
지난 2014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전까지 예산안 처리시한은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최근 10년간 예산안 국회 통과 일자를 보면 2008년 이후 2013년까지 법정 처리시한이 지켜진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심지어 2012년과 2013년은 해를 넘겨서야 예산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정부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예정된 예산안을 집행하기 위해선 예산안 통과 이후에도 국무회의 의결, 예산 배정, 부처ㆍ사업별 집행 준비 등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들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방 정부 사업 중 중앙 정부 예산과 매칭하는 사업들도 중앙 예산이 확정될 때까지 마냥 손을 놓고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사업 차질이 불가피한 것이다.
특히 재정투입이 필요한 경제정책들은 예산안이 늦어질 수록 효과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 투입 예산이 확정되지 않으면 관련 부처 논의부터 세부 조율이 되지 않아 공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내년 경제 전망과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경제정책 방향 발표 일정도 예산안 처리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공이 국회로 넘어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선 최대한 처리 시한을 맞춰주기만을 바랄 뿐이다”라며 “사실상 경제부총리 교체 시점에 예산안까지 늦춰진다면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교통정리가 이어질 것으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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