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사고 57% 24곳, 재지정 평가대상…교육당국 기준점 상향 - 전북 상산고, 자사고 재평가 기준 상향 반발…형평성 문제 제기 - 안산동산고 학부모, “교육감 직권남용” 고발…법정 다툼 예고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4월 자율형사립고교(이하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교육당국과 자사고ㆍ학부모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자사고 폐지’ 공약 이행을 위해 교육부와 각 시ㆍ도교육청이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조기 유도하고자 지정 취소 기준점과 평가지표를 상향시키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자사고와 학부모들은 ‘자사고 죽이기’라며 교육감 고발 등 강력 반발하면서 법정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2기 자사고 재지정 평가 돌입=6일 교육부와 시ㆍ도교육청에 따르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자사고는 5년 마다 교육당국으로부터 건학이념과 지정목적에 맞게 학교 및 교육과정을 운영했는지를 평가받는다. 평가를 통해 지정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교육부장관 동의를 거쳐 시ㆍ도교육감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올해 전국 자사고 42곳 중 57%인 24곳이 재지정 평가 대상이다. 각 시ㆍ도교육청은 이달말까지 재지정 평가 대상 자사고들에게 운영성과 보고서를 받고 이를 토대로 4~5월 교육청이 구성한 운영성과 평가단이 서면ㆍ현장 평가를 진행한다. 6~7월에는 재지정 평가 결과에 대한 각 학교 입장을 듣는다. 최종 재지정 여부는 7~8월쯤 확정될 예정이다.

특히 자사고 폐지를 추진하는 정부와 교육당국은 올해부터 평가 기준을 상향 조정했다. 시ㆍ도교육청 중 서울과 부산, 대구, 인천, 울산, 경기, 충남, 전남, 경북 등 9곳은 재지정 기준점을 70점으로 5년 전보다 10점 높였다. 전북은 아예 기준점을 80점으로 올렸다.

교육부 관계자는 “자사고는 도입 취지와 달리 고교서열화와 사교육 유발 등 ‘역기능’을 발생시켰다”면서 “정부는 고교서열화와 사교육 해소를 위해 고교체제 개편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사고ㆍ학부모, ‘자사고 죽이기’ 강력 반발= 이에 일부 자사고와 학부모들은 교육당국의 ‘자사고 죽이기’를 강력 비판하고 있다. 오세목 전국자사고교장연합회 회장(서울 중동고 교장)은 “자사고 평가계획을 살펴보면 이번 평가는 평가를 빙자한 ‘자사고 죽이기’ 전략”이라며 “올해 운영성과 평가를 받을 서울 자사고들이 새 평가지표를 토대로 자체평가를 수행해본 결과 모두 탈락점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지역 22개 자사고 교장들은 서울시교육청의 재지정 평가기준 수정 불가 입장이 최종 확인되면 정해진 평가 일정을 보이콧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재지정 기준점을 80점까지 높인 전북지역 자사고와 학부모의 반발이 크다. 전북 상산고의 경우 학교와 학부모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이달 15일 ‘총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강계숙 상산고 비대위원장은 “현재 전북도교육청이 요구하는 평가기준 80점은 모든 항목을 우수를 받더라도 정성평가 때문에 달성하기 희박한 점수”라며 “그동안 잘할 것은 반영하지 않고 숫자로 보이는 잣대로만 깎으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 안산동산고 학부모들도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1인시위를 이어가는 한편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다음주 중 직권남용을 고발할 예정이다. 안산동산고 비대위는 “평가지표 중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평가하는 항목이 있는데, 안산동산고는 도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요건에 따라 2015학년도 1학년 신입생부터 순차적으로 학생 수를 줄여왔다”며 “2015∼2017년은 사실상 ‘학생 수 감축 과도기’인데 이 기간마저 평가 대상에 포함해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외에도 학교에 불리한 평가 항목들이 여럿 있다”며 “법률검토 후 다음주 중 고발장을 낼 것”이라고 했다.

이성호 중앙대 교수는 “자율이 교육의 본질”이라면서 “자사고 폐지정책보다는 오히려 자사고 범위를 확대해 특수목적고나 특성화고 등 직업계고를 포함해 재능있는 빈곤층 학생에게도 엘리트 교육 기회가 제공되도록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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