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일까지 한 달간 후보 접수
아프리카 4명·英 1명 출사표 예상
투표 아닌 회원국 컨센서스로 선임
WTO에 불만 트럼프 결정에 관심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세계무역기구(WTO) 활동을 총괄할 새 사무총장 선임을 위한 후보 접수가 8일(현지시간) 시작된다. 브라질 출신 호베르투 아제베두 현 사무총장이 임기 만료 1년을 앞둔 오는 8월 31일까지만 하고 물러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새 인물 물색이다. 누가 되느냐에 세계 무역의 미래가 달렸다는 관측이다. 보호무역주의 득세를 완화할 조율자의 필요성이 커진 판국이다. 자천타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다섯명 가량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WTO는 끔찍하다”고 비난한 미국도 후보를 낼지 관심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WTO 사무총장 후보 접수가 7월 8일까지 진행된다. 투표가 아닌 회원국 컨센서스(동의)를 통해 최종 1인을 결정한다. 2002년 12월 10일 일반이사회에서 결정한 절차다. 후보들은 일반이사회에서 비전을 설명할 기회를 갖는다. 일반이사회·무역정책검토기구·분쟁조정기구 의장 등 핵심 3인이 회원국과 협의를 거친다. 후보가 어느 대륙·지역을 대표하느냐가 결정적 요소다. 벌써부터 아프리카 대륙과 선진국간 세 싸움이 감지된다. 아프리카에선 WTO 사무총장을 배출한 적이 없다며 이번엔 때가 됐다고 한다. 선진국은 개발도상국과 사무총장을 번갈아 맡았기에 자신들 차례라고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제까지 파악된 예비 후보 지역별 판세는 아프리카 4명 대 영국 1명이다.
우선 하미드 맘두 전 WTO서비스국장이 열의를 갖고 뛴다. 이집트 출신이다. ‘WTO의 미래에 대해선 많이 얘기했으니 이젠 미래의 WTO를 논의할 때’라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아프리카의 무역 성장이 필요하고, 최빈개도국도 국제무역의 수혜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를 갖고 있다.
나이지리아 출신 요노브 프레데릭 아가 현 WTO 사무차장도 유력후보다. 2013년 첫 사무차장 지명 뒤 2017년 재지명됐다.
아프리카 서부의 국가 베냉의 엘로이 라오우로우 유엔주재 대사의 도전도 점쳐진다. 외교관으로 30년 넘게 일한 베테랑이다. 최빈개도국도 전자상거래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케냐의 아미나 모하메드 스포츠·문화유산·문화 장관도 경쟁력 있는 후보가 될 수 있다. 2003·2004년 무역정책검토·분쟁조정기구를 각각 이끌었다. 2005년엔 일반이사회 첫 여성 의장을 역임했다. 지역적 무역협정이 WTO를 대체할 수 없다는 지론을 갖고 WTO의 포용적 개혁을 얘기하고 있다.
선진국에선 영국의 피터 만델슨 전 기업혁신기술부장관이 출사표를 낼 전망이다. 북아일랜드 장관·유럽연합(EU) 무역위원회 위원장, 영국 노동당 상원의원 등 경력이 눈부시다.
숫자상으론 아프리카의 우세가 점쳐진다. 미중 간 불화 등 국제 정세를 감안하고, 현 사무총장이 남미 출신이라는 점을 두루 감안해도 그렇다.
그러나 그 지역 후보의 난립은 결과를 낙관할 수 없게 하는 지점이다. 피터 만델슨 전 장관도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로 유럽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게임 체인저’로 미국이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WTO 무용론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측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WTO 탈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최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관계를 끊은 데 이어 WTO에서까지 발을 빼는 건 미국으로서도 부담 요인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WTO사무총장 후보 관련, “미국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현재로선 알려지지 않았다”면서도 “미국이 자체 후보를 내는 건 이례적일텐데, 트럼프 행정부가 그럴 수도 있다. 현실화하면 WTO개혁 어젠다를 추진하는 데엔 최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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