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지금 시기를 놓치면 후회하는 음식들이 있다. 그 때 먹어야 가장 맛있다는 제철식품이다. ‘대저 짭짤이 토마토’의 경우 이 맘때를 놓치면 다음해를 기다려야 한다. 재배기간이 짧아 3월에서 5월까지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연수어나 방풍나물 역시 봄 기운이 솟아나는 지금 먹어야 가장 맛있다.
건강한 ‘단짠’이 먹고 싶다면 ‘대저 짭짤이 토마토’
과일에도 일명 ‘단짠’(달고 짠) 맛이 있다. 이색 토마토 품종인 ‘대저 짭짤이 토마토’이다. 이름대로 짭짤한 감칠맛이 있지만 당도가 높기 때문에 달고 짠 풍미를 자랑한다. 당도는 8~10 브릭스(Brix, 당도를 측정하는 단위) 정도로 일반 토마토보다 3배 가량 더 달다. 붉은 토마토와 달리 녹색 빛을 띤다는 점도 특징이다. 크기가 작을수록 과육이 단단하고, 식감이 쫄깃하다.
이름에 불은 ‘대저’는 부산의 대저라는 지역명이다. 지역특산물인 대저 짭짤이 토마토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저에서만 생산된다. 낙동강 하구의 염분을 먹은 토양에서 자라 짠맛을 갖출 수 있다. 또한 겨울의 큰 일교차를 견디면서 과육은 단단해지고 당도는 높아진다. 특히 여름이 제철인 일반 토마토와 달리 봄철에만 맛볼 수 있는 제철과일이다.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이달의 수산물 ‘임연수어’
바닷물고기인 임연수어는 해양수산부가 동죽과 함께 선정한 3월의 수산물이다. ‘이면수’, ‘새치’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표준어는 임연수어이다. 봄철이면 살이 통통하게 찌고 기름이 오른다. 그래서 이 시기에 먹는 임연수어는 “임연수어 쌈 싸먹다 천석군도 망했다”라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맛이 뛰어나다.
임연수어의 대표 영양소는 오메가-3지방산(DHA, EPA)을 내세울 만 하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이롭다.
임연수어는 껍질이 잘 분리되고, 살이 가득해 구이로 먹어도 좋다. 살 안쪽에 카레가루를 섞은 밀가루를 살짝 뿌려줘도 맛있다. 또한 임연수어는 껍질이 맛있는 생선으로도 유명하다. 동해안에서는 껍질을 쌈밥으로 먹기도 한다. “임연수어 껍질 쌈밥만 먹다가 배까지 말아 먹는다”라는 말은 여기서 나왔다.
시장에서 구입한 임연수어는 소금간을 한 후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보관하며, 며칠 안에 먹는다. 만일 일주일 이상 보관해야 한다면 내장을 깨끗하게 제거한 뒤 잘라서 냉동보관한다.
미세먼지·춘곤증 잡는 ‘방풍나물’
방풍나물은 중금속과 미세먼지 배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봄철에는 미세먼지 특수를 누린다. 과거에는 주로 풍을 예방하는 약재로 사용됐다. 이로 인해 ‘풍을 예방한다’라는 뜻의 방풍(防風)으로 이름이 지어졌다.
방풍나물은 비타민C 흡수를 돕는 비타민P가 풍부하며, 필수아미노산이나 항산화제인 폴리페놀 성분도 많이 들어있다. 다만 과다 섭취할 경우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도 있어 적절량 섭취가 권장된다.
씹을수록 감칠맛이 일품인 방풍나물은 주로 잎을 이용해 쌈 채소로 먹거나 나물 반찬, 장아찌 등으로 먹는다. 생선과 해산물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또한 기름으로 활용해도 좋다. 미리 만들어놓으면 파스타나 각종 볶음요리, 생선구이 등에 제격이다. 방풍나물을 살짝 데쳐서 물기를 제거한 다음, 통후추, 마늘, 카놀라유와 함께 작은 냄비에 넣는다. 이를 큰 냄비에서 40여분간 중탕하면 방풍나물 기름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