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수사기관 관행·구태 벗어나지 못해”

“사람 수 아닌 수사 경험 있는 인력 문제”

“공수처 잘못 아무도 책임 안 지는 구조”

“시민사회가 견제할 수 있는 구조 만들어야”

지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위기의 공수처 1년, 분석과 제언’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
지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위기의 공수처 1년, 분석과 제언’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능력 부족’, ‘저인망식 통신조회’ 등 논란 속에서 출범 1년을 맞았다. 이에 출범 전 공수처 설치에 찬성했던 인사들도 공수처에 대한 비판과 함께, 공수처를 견제·감시할 수 있는 장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21일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수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수처에는 이달 18일 기준 총 2905건의 사건이 접수됐다. 공수처는 이 중 24건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지난해 1월 21일 출범한 공수처는 이날 출범 1년을 맞았지만, 한 건의 기소도 못 한 채 강제수사에 대한 준항고와 통신사찰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공수처 출범 전 공수처의 필요성을 주장했던 찬성론자들도 공수처의 1년을 비판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검경개혁소위원장인 김지미 변호사는 전날 참여연대 주관으로 열린 ‘위기의 공수처 1년, 분석과 제언’ 토론회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공수처에 실망하는 부분은 공수처가 기존 수사 관행이나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고발사주 의혹’ 사건에서의 무리한 체포·구속 영장 청구, 조희연 교육감 수사 당시 방어권 보장 없는 공소심의위원회, 통신자료 조회와 압수수색 과정에서의 논란 등을 예로 들었다.

김 변호사는 공수처 징계위원회가 공수처장이 임명·위촉한 사람들로 구성되는 등 외부의 관여가 전혀 안 되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제 식구 감싸기 안 된다’, ‘폐쇄적 운영 안 된다’란 것은 어떻게 보면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공수처가 그마저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공수처의 한 검사는 아내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수처는 “해당 검사에 대한 징계 등 조치 역시 경찰 판단과 결정 이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공수처의 사건 처리 속도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윤동호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는 “접수한 사건에 대해서 수사기구로서 신속하고 명확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공수처가 마치 최종적인 유죄 확정 기관처럼 지나치게 신중하게 움직이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수처의 인력 문제는 절대적인 사람 수 부족 문제가 아닌, 수사 경험이 있는 인력의 부족 문제란 지적도 나왔다. 이윤제 명지대 법과대학 교수는 “숫자가 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특수수사라는 경험이나 숙련된 무언가 있어야 하는데, 공수처엔 대부분 그런 경험이 없는 분들이 가서 갑자기 하게 된 것”이라며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숙련된 사람들을 받아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토론회에선 이른바 ‘공수처 산파’로 불리는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 교수는 공수처가 독립성을 보장받은 만큼 국민이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현재 공수처는 그 어떤 기관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지 아니하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며 “공수처의 권력 남용,직무유기, 무능함 등에 대해 어떻게 우리 사회나 정부 구조가 공수처를 통제할 수 있을지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그나마 만들어 놓은 게 공수처 자문위원회인데, 처장이 자기 마음대로 임명할 수 있는 구조이고 명단조차 공개가 돼 있지 않다“며 ”시민 사회가 공수처를 견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