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투자 3년간 연 3000억 지원
저가 앞세운 해외제품만 혜택
안전인증 힘쓴 국내업체 역차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중소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안전투자혁신사업’이 해외 기계장비업체들의 잔치판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 업체들이 국가 정책자금의 최대 수혜자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3년 간 매년 3000억원을 투입해 ‘안전투자혁신사업’을 시행 중이다. 이 사업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구조적으로 위험한 생산 기계설비를 교체하고 노후공정 개선을 지원해 산업재해 사고를 감축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정부는 올해 약 3200억원을 들여 위험기계기구 4300여대 교체와 1500여개 사업장의 위험·노후공정 개선을 지원할 예정이다. 안전투자사업의 지원대상업체는 50인 미만인 금형·주조·소성가공 등 뿌리기업들이 주를 이뤘다. 정부에 노후공정 개선 교체를 신청하면 승인을 거쳐 업체당 교체 비용의 50%까지, 최대 1억원 한도로 지원한다.
문제는 중소기업들이 교체하는 기계장비들이 저가의 해외제품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 제품의 가격이 국산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유럽업체의 절곡기 장비는 국내 판매량이 전년의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장비업체들은 안전투자사업에서 국내 기업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정부당국에서 중소기업들이 기계장비를 구입하는 데 제조사의 제한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장비업체들은 오랜 시간 기술 개발과 투자에 매달려가며 ‘산업재해예방 안전인증’이나 ‘자율안전확인(KSC)’ 등 엄격한 국내 인증을 획득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제품을 수입해서 파는 업체들은 관련 인증이 없더라도 사업의 지원 대상이 될 수 있어 국내 업체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실제로 안전투자혁신사업을 주관하는 안전보건공단은 사업 심사 과정에서 기계설비 제작사에 대한 별도의 규정은 두지 않고 있다. 해외업체에 대한 별도 규정을 둘 경우 자국 기업에 대한 과도한 보호 조치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기계장비를 수입하는 업체라 하더라도 이를 국내에 유통을 시키려면 국내법에 규정된 안전 인증이나, 안전성을 확인해야 되는 법률의 적용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국내 업체와 동일한 조건이라는 게 공단 측 설명이다.
국내 기계설비 제조업체 관계자는 “최근 발표된 올해 사업 공고를 보면 교체하는 장비에 대한 요건이나 가이드라인이 없고, 사업을 주관하는 안전보건공단에서도 제대로 된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며 “해외 장비를 수입해 판매하는 딜러들이 벌써부터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안전혁신사업을 타깃으로 제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호주의에 입각해 국내 기업들이 중국 등 타국에서 정책자금의 도움을 받았던 예가 있었는지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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