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 대상 60명으로 확대

피의자도 11명보다 더 늘어날 듯

‘구조적 불법’ 책임소재 파악 관심

“수사 상황 따라 불법 확인시 조사”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실종자 수습이 마무리되면서 9일 오후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합동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연합]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실종자 수습이 마무리되면서 9일 오후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합동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지난달 11일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가량 지난 가운데 실종자 6명이 모두 수습됨에 따라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전날까지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해 하청업체, 감리업체 등 공사 관계자 60명을 조사하며 수사망을 넓혀가고 있다.

이 가운데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건축법 위반 등의 혐의로 11명이 피의자로 전환돼 입건됐으며, 향후 수사 진전에 따라 입건되는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경찰은 부실시공 등 붕괴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 파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달 8일 밤 마지막 실종자를 수습함에 따라, 사고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본격적인 현장감식을 시작했다.

경찰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등과 합동 현장감식을 진행했다. 필요하다면 추가 감식을 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은 붕괴가 시작된 39층 콘크리트 타설 시 아래 3개층에 동바리(지지대)를 설치하지 않은 점과, 39층 아래 PIT층(배관·설비층) 내 무단 시공 변경에 따른 하중 증가를 붕괴 원인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아울러 콘크리트 양생 불량과 재료 부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고가 발생한 23~39층에서 콘크리트 원형 시료 60여 개를 확보해 분석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경찰 관계자들이 지난달 19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와 관련해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압수수색을 집행하는 모습. [연합]
고용노동부·경찰 관계자들이 지난달 19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와 관련해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압수수색을 집행하는 모습. [연합]

현산 본사 등 ‘윗선’에 대한 수사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 시공사가 무리하게 공사기간 단축을 요구하는 건설업계의 고질적 관행이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창룡 경찰청장도 이달 7일 기자간담회에서 “사고 원인과 책임자는 물론, 건설 현장에서 구조적인 불법 행위까지 엄정 수사하겠다”고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불법 재하도급 의혹 등에 대해 별도로 들여다보고 있으며, 이달 4일 철근콘크리트 하도급 업체와 장비임대업체 등을 압수수색해 계약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수색 현장의 안전 확보에 지장이 없는 내에서 조사를 해왔지만, 이젠 실종자 수습이 끝났기 때문에 속도를 내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수사 상황에 따라 구조적 불법 여부가 확인되면 (현산 본사에 대해)조사할 수 있지만 예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자 유족들은 현산 측의 책임 있는 사과와 충분한 보상 등을 요구하며 장례 절차를 무기한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입주 예정자들이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을 요구하는 가운데, 광주 서구청은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한 후 아파트 철거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