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53년 노조법 제정 당시 마련된 ‘대체근로 금지 규정’은 취약했던 노조활동을 보호하고자 도입됐다. 그리고 산업지형이 몇 번이나 바뀌었을 70여년의 시간이 지났다. 노동계는 대체근로 허용이 노조의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재계의 해석은 다르다. 파업권 남용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경영권과 재산권을 제한해 헌법상 과잉 금지 원칙에 어긋난다는 측면을 강조한다. 노사 간 힘의 불균형을 야기하는 법적 장치라는 주장이다. ‘사업장 점거 금지’ 역시 보완입법이 필요한 항목에서 빠지지 않는다. 현행 노조법은 ‘생산 주요 업무시설’에 대한 점거를 금지한다. 그러나 노조가 ‘생산 주요 업무시설’이 아닌 출입문, 로비 등 일반시설을 점거하면 사실상 생산활동 자체가 중단된다. 지난 2월 28일, 19일 만에 본사 점거 농성이 해제된 CJ대한통운이 대표적이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본사 외에도 곤지암 택배터미널 진입을 시도하며 간선차량의 출차를 막았다. 경찰은 ‘개별 기업의 문제’라고 했다. 노조에 편향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공권력의 신뢰마저 훼손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미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사업장 점거 형태의 쟁의행위를 금지한다. 노조의 사업장 점거가 빈번한 우리나라와 대비된다.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 ‘사업장 내 모든 시설’에 대한 점거를 금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여기에 현행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제도는 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미이행에 대한 형벌(제89조)과 부당노동행위 자체에 대한 직접적 형벌(제80조) 부과 등 이중 처벌 구조로 돼 있다. 부당노동행위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 따른 원상회복이 적정하다. 직접적 형벌 부과 방식은 과잉 규제에 해당한다. 부당노동행위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형벌 규정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갑’과 ‘을’이 역전되는 상황은 해마다 반복된다. 춘투, 하투에 이어 추투, 동투까지 날 선 표현도 끊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규정에 상응하는 노조의 단체교섭 거부나 해태, 조합원의 파업 참가 강요 등 불법적인 행위를 대등하게 규율한다는 건 현 노조법으로는 언감생심이다.
새 정부에선 달라질 수 있을까. 일부에서 제기하는 ‘과로사회’ 우려에도 기업으로서는 최소한의 기대는 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유세 현장에서 “전체 근로자의 4%를 대변하는 강성 노조는 치외법권”이라며 “많은 기업이 강성 노조와 싸우기 싫어 해외로 나간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방향성이 읽히는 대목이다.
상생이 필수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노동위원회 조정 기능을 강화해 노사관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 윤 당선인의 구상이다. 대기업집단과 원·하청 노사가 참여하는 공동노사협의회 운영 활성화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도 예상된다.
무엇보다 해묵은 노조법의 보완입법이 최우선 과제다. 힘의 불균형 심화를 막기 위한 사용자의 대항권 강화가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전 세계 경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노조에 편향된 노동정책의 부작용은 예상보다 클 수밖에 없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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