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의장, 순방 전격 보류 새 변수로
검수완박 정국 ‘본인 손으로 중재’ 기류 변화
국힘 “평검사 반발 19년만…국민 삶에 해악”
민주 “무소불위 檢특권 철폐” 처리 당력집중
오는 23일부터 해외 순방 예정이었던 박병석 국회의장이 해외 순방을 전격 보류하면서 검찰 수사권을 타기관으로 이관하는 ‘검수완박법(형사소송법·검찰청법)’개정의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부의장 사회권’을 기대했던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복병’이, 법안 처리에 반대 입장을 피력해왔던 국민의힘 입장에선 ‘추가 협상’의 여지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평검사 회의 결과와 관련 “조직적 항명이 선을 넘었다”고 경고했다.
20일 오전 국회의장실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계획했던 미국-캐나다 방문 보류. 외교 경로 통해 방문 국가에 양해 요청”이라고 알렸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상대국가와 일정을 다시 조율해 양해를 구했다. 미국-캐나다 순방 일정은 취소가 아니라 보류”라고 설명했다.
박 의장은 오는 23일부터 오는 5월 2일까지 캐나다와 미국을 순차 방문하는 일정을 준비해왔다. 박 의장은 이번 북미 순방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고 캐나다 상·하원을 동시 방문키로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박 의장이 해외에 머물 경우 ‘검수완박법’ 처리가 난항에 빠지게 된다. 박 의장의 순방 보류는 ‘검수완박 정국’ 중재를 본인이 직접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일단 ‘순방 변수’가 사라진 것에 안도하는 기류다. 회기 나누기와 본회의 법안 부의 및 상정 절차에 국회의장의 협조가 절실한데 의장 부재로 인해 입법 절차가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은 일단 낮아졌다는 해석이다. 다만 박 의장이 관련법 처리에 대해 이렇다할 입장을 정하지 않고 있는 것은 민주당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회 부의장이 사회권을 쥐면 협조가 더 쉬웠을 수도 있는데, 변수가 생긴 것”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의힘 측은 의장이 결정적 역할을 해달라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 “박병석 국회의장도 정말 자신의 명예, 자신의 임기 내에 불명예스러운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검수완박법 강행처리를 하려 했다면, 박 의장이 순방을 보류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 직접 중재를 하려는 것으로 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의 검수완박법 처리에 반발하는 검사 단체와 민주당 사이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날 회의를 연 전국 평검사 대표단은 이날 오전 입장문에서 “‘검수완박’ 법안은 헌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검사의 수사권과 영장 직접청구권을 모두 박탈한다. 헌법에 반할 소지가 크다”며 “‘검수완박’ 법안은 검사의 두 눈을 가리고 손발을 묶어 ‘범죄는 만연하되, 범죄자는 없는 나라’를 만드는 범죄 방치법”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박형수 원내대변인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전국의 평검사 대표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검수완박 추진이 우리 형사사법체계와 국민의 삶에 끼칠 해악이 크다는 방증”이라며 “여당의 폭주에 대법원도, 대검도, 시민단체도, 학계도 등을 돌렸고, 마침내 범죄현장의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평검사들까지 반대하고 나섰다”고 평검사들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당력 총 집중’을 공언하며 반드시 처리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회의에서 “검찰을 바로 세우겠다. 특권검찰 철폐에 저항하는 검찰의 조직적 항명이 선을 넘고 있다 민주당은 어떤 타협도 않겠다”며 “검찰은 지난 70년간 누구의 견제도 받지 않고 무소불위의 권력, 특권을 휘둘러 왔다. 이제 검찰의 폭주는 민주공화국의 토대를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윤 위원장은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말대로 개혁은 국민 위한 것이어야 한다. 경찰을 위한 것도 검찰을 위한 것도 아니다. 민주당은 국민을 위해 특권 검찰을 반드시 정상화시키겠다”며 “검찰의 시간이 끝나고 국민의 시간이다. 국회의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겠다. 마지막 기회란 각오로 검찰개혁 완수에 당력을 총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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