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진실화해위, 삼청교육 사건 진실규명 결정
대법원 “계엄포고 13호 위헌·무효” 결정 반영
‘상이·사망자’에 ‘강제입소자’도 피해자로 인정
삼청교육피해자법 개정 등 적극적 피해구제 권고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1980년대 전두환 신군부의 대표적 인권유린 사례로 꼽히는 삼청교육대에 대해 국가가 “입소부터 전 과정이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인한 인권침해였다”고 공식 인정했다.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회(진실화해위)는 삼청교육 피해사건을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로 발생한 대규모 인권침해 사건이라 판단하고 진실규명을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5월 말까지 접수된 삼청교육 피해사건 113건 중 피해사실이 먼저 확인된 41건(41명)이 그 대상이다.
삼청교육 피해사건은 1980년 8월 4일 계엄포고 제13호에 따라 6만755명을 검거하고, 그 가운데 4만명을 군부대에 설치된 삼청교육대에 수용해 순화교육, 근로봉사, 보호감호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불법구금, 구타 등 가혹행위를 가한 사건이다.
교육 과정에서 혹독한 군사훈련과 가혹행위로 사망한 사람은 54명, 출소 후 후유증으로 사망한 사람은 367명으로, 삼청교육과 관련해 확인된 사망자만 최소 421명에 달한다.
앞서 제5공화국정치권력형비리조사특별위원회, 대통령소속 위문사진상규명위원회,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등으로부터 절차, 내용이 위법하다는 지적은 있었으나, 삼청교육 자체의 위법성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계엄포고 제13호는 해제 또는 실효되기 이전부터 위헌·무효”라는 2018년 대법원 결정에 따른 것이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순화교육, 근로봉사, 보호감호 등 삼청교육 단계별로 벌어진 인권침해에 대한 위법성 지적은 있었지만, 입소부터 통틀어서 삼청교육 자체가 위법이었다는 것을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실화해위는 과거 정부가 삼청교육 피해자 범위를 ‘상이·사망한 자’로 제한했던 것과 달리, 강제 입소된 사람들까지도 피해자로 인정했다. 삼청교육 중 도주, 소요 등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들도 확인된 것만 100여 명에 이른다며 재심 등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봤다.
또한 진실화해위는 삼청교육의 위법성이 확인된 만큼 피해자를 상이·사망자로 제한한 ‘삼청교육피해자법’을 개정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피해구제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피해자가 4만명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진실화해위 활동 기간이 끝나더라도 진실규명과 피해구제가 이뤄져야 하고, 장기간 후유증에 시달리는 피해자들을 위해 트라우마 치유센터 설립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진실화해위는 이번 조사 과정에서 삼청교육 피해자들의 입·퇴소 일자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대거 확보했다고 밝혔다. 국가기록원 보존 자료를 통해 1만288명에 대한 보호감호 처분일자, 출소일자 등이 확인됐다.
정근식 진실화해위원장은 “삼청교육 피해사건은 피해자만 4만 명에 이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낙인효과로 인해 피해 사실을 드러내기를 주저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보다 많은 피해자들이 진실규명을 신청해 명예회복과 피해구제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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