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세계의 가장 특징적인 현상과 핵심은 ‘자유·저항·혁명’, 그리고 ‘청년’이었다.”
인문학자 김경집은 ‘진격의 10년, 1960년대’(동아시아)에서 전 세계적으로 짧은 시간에 다양한 저항과 투쟁이 발생한 1960년대를 주목, 그 시대정신을 이렇게 집약했다.
10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거의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솟구친 외침은 한 마디로 개인의 자유에 대한 발견에 바탕한다. 저자는 그 힘들이 어떤 배경에서 어떻게 용출됐는지 세계사적 사건을 시공을 오가며 하나하나 살펴나간다.
책은 1960년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김주열 학생의 죽음으로 문을 연다. 이어 영국 리버풀로 무대를 옮겨 김주열 또래의 비틀즈 멤버를 조명한다. 당시만 해도 어린 고등학생들이 꾸린 밴드에 관심을 갖는 이들은 없었다.
흑인 여성이라는 차별의 이름 앞에 맞선 수학자 캐서린 존슨과 버스 보이콧으로 유명한 로자 파크스, 쿠바 혁명과 체 게바라도 60년대의 별이다.
영국의 뉴레프트(신좌파)운동과 위대한 프랑스 재건에 나선 드골과 젊은이들의 불신, 비틀즈라는 쟝르, 흑인민권운동, 환경문제를 인식시킨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등 젊은이들의 특징적 문화도 하나하나 조명해나간다. 케네디와 흐루쇼프, 케네디의 죽음, 상처를 남긴 한일수교, 베트남 전쟁과 프라하의 봄, 마오쩌둥의 실패와 재기 등 세계사의 결정적 장면들도 스냅 사진처럼 빠르게 보여준다.
연대기가 보여주는 흥미로운 점은 21세기 오늘이 여전히 60년대의 갈등의 연장선상에 있거나 겹쳐 있다는 사실이다. 가령 1960년 6월 아시아 순방길에 나선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이 일본 좌파 전학련의 격렬한 시위에 부딪혀 일본 방문을 취소하고 한국과 타이완을 방문하는 것으로 일정을 바꿨는데, 중국은 아이젠하워의 타이완 방문 몇 시간 전 타이완의 진먼다오를 포격,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저자는 60년대 거대한 흐름의 시대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68혁명을 꼽는다. 아무도 그것이 혁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현대사에 광범위하게 오래 영향을 미친 68혁명은 나낭테르 대학의 작은 사건에서 시작, 젊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전국적인 시위로 번지게 되고 세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성세대의 모순과 위선, 고루한 도덕적 권위, 불평등과 전쟁에 대한 전복이다.
저자는 우리는 이 68혁명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그게 대한민국의 비극이라고 말한다. “가치의 전복이 없었다는 건 막힌 혈을 뚫어보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에게 빈칸으로 남아있는 60년대의 세상, 특히 68혁명의 시대정신을 되짚어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진격의 10년, 1960년대/김경집 지음/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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