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주정차금지법 시행 1년
서울 1~3분기 적발건수만 10만
매달 불법 주정차로 1만건 단속
5분간 정차 ‘안심 승·하차존’
초교 606곳 중 39.9% 그쳐
“아침마다 아이들을 내려주기 위한 차들이 대기하는 모습은 종종 있어요. 학교와 떨어진 곳에서 (학부모들에게) 승·하차를 부탁하고 있지만, 자리가 협소해 매일 이런 풍경이 그려지고 있어요.”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초등학교에서 학교보안관으로 일하는 70대 남성 A씨는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주·정차 금지에 따른 학교 풍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A씨에 따르면 1교시 수업이 임박해오면 학교 주위로 차들이 잠시 대기하는 상황이 매일 일어난다. A씨는 “장소가 협소한 탓에 아이들을 학교 앞에서 내려주면서 차량들이 줄지어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안심 승·하차존’ 처럼 주·정차를 위한 별도의 공간도 없어서 아이들이 학교 정문으로 들어설 때 늘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 등하교 안전을 위해 도로교통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스쿨존 내 모든 도로에서 차량 주·정차가 금지된 지 지난 21일로 1년이 지났다. 어린이 보행자가 스쿨존에서 차량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등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지만, 여전히 불법 주·정차 위반 건수는 올 들어서만 10만여 건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법적 규제를 넘어 운전자들이 스쿨존 주·정차를 하지 않도록 하는 환경이 더욱 조성돼야 한다고 봤다.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에서 받은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 자료를 보면 개정안이 시행된 올해 1~3분기에만 총 10만8531건이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적발된 13만4407건에 비해 23.8%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매달 스쿨존 내에서 법안을 지키지 않는 건수가 한 달에 1만여 건을 넘는 셈이다.
자녀를 학교로 등하교 시키는 학부모들은 스쿨존 내에서 부득이하게 정차 할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실제로 지정 구역에서 5분간 정차를 허용해주는 안심 승·하차존도 아직 마련되지 않은 학교들이 있어 불법 주정차 실태를 막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체 안심 승·하차존은 552개소지만, 초등학교에 설치된 곳은 242개소에 불과했다. 서울 내 초등학교 606개교 중 39.9%에 불과해 절반도 안 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학교에서 안심 승·하차존 설치 요구가 나왔을 때 시와 경찰의 협의 아래 특정 학교의 여유 공간을 찾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로 인한 위험성을 더 인식시키는 교육과 더불어 학부모 등의 이해당사자들이 안심 승하차존 등 안전 구역을 만들도록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스쿨존에서 불법 주·정차로 인한 사고 위험이 크다는 인식 교육, 처벌 강화와 동시에 안심 승하차존 등 학교 주위에 학부모들이 자녀를 안전히 하차할 수 있는 공간이 더 필요하다”며 “(특히) 안심승하차존을 만들 때 학교 선생님, 학부모 등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용판 의원도 “제도가 안정화될 때까지는 지역 현실에 맞게 주·정차 공간이 부족한 곳은 시간대 조정 등 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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