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시황 악화 전략적 대응

3분기 영업익 1.6조 전년비 60%↓

프리미엄 제품군 개발에 집중

고대역폭·저전력 D램 기술 선도

데이터센터 등 메모리 수요 흡수

반도체 제조라인 내 모습
반도체 제조라인 내 모습

글로벌 수요 감소와 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악화되면서 SK하이닉스의 실적이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설비투자를 올해보다 50% 가량 줄이고, 프리미엄 메모리 제품 기술력을 강화해 시장 악화에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26일 올해 3분기 매출 10조9829억원, 영업이익 1조6556억원, 당기순이익 1조10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와 지난 2분기 대비 모두 60% 가량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전세계적인 거시경제 환경 악화 속에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부진해진 영향이 크다고 평가했다. 제품의 판매량과 가격이 모두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최신 공정인 10나노 4세대 D램(1a)과 176단 4D 낸드의 판매 비중과 수율을 높여 원가경쟁력을 강화했지만, 가격 하락 폭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전례 없는 메모리 시황 악화에 직면했다. 메모리 주요 공급처인 PC,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D램의 경우 3분기 가격 하락폭을 대폭 키우며 실적을 끌어내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D램 가격 하락폭은 직전분기 대비 10~15%에 이른다.

SK하이닉스는 설비투자와 생산 축소 등을 통해 위기에 대응할 예정이다. 회사는 메모리 시장이 내년 하반기에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대외 불확실성으로 가격 하락세가 더 이어질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이날 오전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투자 규모는 10조원 후반대로 전년보다 증가하겠지만, 내년 투자는 올해보다 50% 이상 감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 금융위기였던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업계 설비투자 절감율에 버금가는 상당한 수준의 투자 축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말 예상되는 업계의 재고 규모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회사는 생산 증가를 위한 웨이퍼 설비투자를 최소화하고, 공정전환 투자도 일부 지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프리미엄 제품군 개발을 통해 시장 수요를 끌어올리겠단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서버에 들어가는 메모리 수요는 중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성장세를 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새로운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대형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이 분야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고대역폭 제품인 HBM3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 5’, ‘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LPDDR)5’ 등 D램 최신 기술을 선도하고 있어, 장기 성장성 측면에서 회사의 입지가 확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업계 최초로 238단 4D 낸드를 개발했고, 내년에 이에 대한 양산 규모를 확대하면서, 원가경쟁력을 확보해 수익성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176단 낸드 제품의 경우 순조로운 양산이 진행 중이다.

최근 미국이 중국에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한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수출통제 조치를 1년 유예 받았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중장기적으로 생산거점 다변화를 고려하면서도, 단기적으로 생산 일정에 변화를 주긴 어렵다고 전했다.

노 사장은 “SK하이닉스의 위상이 과거 그 어느 때 보다 달라진만큼, 안정적인 반도체 생태계 유지를 위해 노력하며 글로벌 반도체 업계 리더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