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트림 4만5745달러…전세대 대비 200달러 낮아
신차 가격 인상 흐름서 벗어나…“보조금 격차 줄였다” 평가
PHEV·하이브리드 가격은 대폭 인상…전기차 점유율 지키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미국산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기아가 전기차 신차의 가격을 인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출시가 인하로 보조금 격차를 극복해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을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23일(현지시각) 오토모티브뉴스 등 미국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기아 북미판매법인은 2세대 니로 EV의 상위 트림인 ‘웨이브(Wave)’의 가격을 이전 세대 최상위 트림인 ‘EX 프리미엄(4만5945달러)’보다 200달러 낮은 4만5745달러로 책정했다.
엔트리 트림인 ‘윈드(Wind)’는 이전 세대의 엔트리 트림인 ‘S(4만 385달러)’와 중간 트림인 ‘EX(4만1285달러)’ 사이인 4만745달러로 책정했다. 2세대 니로 EV는 기존 3개 트림에서 2개 트림으로 간소화됐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전기차 수요 증대로 각 완성차 브랜드가 신차 가격을 5~10%가량 일제히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기아가 인기 전기차 차종인 니로 EV의 가격을 오히려 인하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앞서 가격이 공개된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이전 세대 모델보다 4150달러 오른 3만5035달러로 가격이 책정됐다. 니로 하이브리드 역시 2만7785달러로 이전 세대보다 1800달러 인상된 점을 고려하면 이번 가격 정책은 공격적인 수준이다.
이에 대해 오토모티브뉴스는 “기아가 가격 인상을 자제하면서 니로 EV는 7500달러의 세액 공제 혜택을 받는 미국산 전기차에 대항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경쟁 브랜드의 전기차 가격 역시 오르는 추세인 상황에서 가격을 오히려 낮춘 만큼 7500달러의 보조금 격차가 상쇄될 수 있을 것이란 의미다.
IRA는 미국 현지에서 최종 조립 생산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7500달러의 세액 공제 혜택을 부여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모든 전기차를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판매하던 모든 전기차가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오는 12월에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서 GV70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지만 미국 내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다. 오는 25일에는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착공한다. 실제 생산은 2025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경쟁 브랜드와의 보조금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다만 신차 가격 인하와 같은 고육지책을 장기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고민이다. 호세 무뇨스(Jose Munoz)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로이터 자동차 콘퍼런스'에서 IRA에 대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다면 천문학적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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