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헌익 석좌교수, 첫 회원 선발

한국전쟁 등 인류학적 실증연구

한국학 분야 등 주요 수상 경력

아시아학·현대사委 등 활동예정

케임브리지대 교수진 5명 쾌거

120년 역사의 영국 인문사회과학 국립 학술원에 한국인 학자가 처음으로 회원으로 뽑혔다. 한국학 학자가 회원으로 뽑힌 것도 이번이 첫 사례다.

24일 외신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대는 앞서 자료를 통해 세계적 인류학자인 권헌익(사진) 영국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가 그동안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올해 영국 학술원(British Academy)에 회원(Fellow)으로 선발됐다고 밝혔다. 학술원 가입 행사는 4일(현지시간) 런던 시내 학술원 건물에서 개최됐다.

권 교수는 학술원의 인류학, 아시아학, 현대사 관련 3개 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학술원에서 영국 국가 연구비를 배분하는 일과 앞으로 인문사회 연구의 향방을 선도하는 일에 관여하게 된다.

케임브리지대 트리티니 칼리지에서 사회인류학 석좌교수로 있는 그는 베트남전쟁과 한국전쟁, 그리고 아시아의 냉전을 인류학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실증적 현장 연구자로 명성이 높다.

권 교수는 세계 인류학과 한국학 분야 주요 상을 휩쓸어왔다. 베트남전 당시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종교인류학적으로 접근해 유족들의 문화를 연구한 ‘학살, 그 이후’로는 ‘인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미국인류학회 기어츠상을 받았다. 2009년엔 동남아시아 연구 부문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조지 카힌상을, 2019년엔 저명한 프랑스 구조주의 인류학자의 이름을 딴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상을 받았다. 이 밖에도 미국 아시아학회 제임스 팔레상(2022), 대한민국의 경암학술상(2016)과 세종문화상(2019)등을 수상했다.

권 교수의 저서는 국내에도 번역돼서 여러 권 출간됐으며 북한 정치문화에 대해 정병호 한양대 교수와 공저한 ‘극장국가 북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올해에는 한반도의 냉전 경험을 종교사적으로 조명한 박준환 박사와 공저한 저서 ‘영혼의 힘(Spirit Power)’이 미국에서 출간됐다.

권 교수는 서울대 철학과를 다니다가 미국 미시간대 정치학과로 옮겼으며 이후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사회인류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맨체스터대, 에든버러대, 런던정경대에서 가르치다가 2011년 케임브리지대에 자리를 잡았다. 서울대 인류학과 초빙석좌교수를 지내고 현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의 메가아시아연구단에 참여하고 있다.

권 교수는 극동 시베리아에서 1년 반을 지내며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체제에서 지역 원주민 사회의 환경사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고, 구소련 해체 이후에는 관심을 아시아의 냉전 경험으로 확장해, 베트남 중부에서 여러 해 조사를 했다.

한편, 1902년 설립된 영국 학술원은 국내외 총 회원 약 1400명이며 영국에서는 매년 최대 52명을 신규 회원으로 선발한다. 케임브리지대는 올해 권 교수를 포함해 교수진 5명이 신규 학술원 회원이 됐다고 밝혔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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