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예산법안 ‘키맨’
野, 의장에 국정조사 직권상정 요청 가능성
부수법안 지정 따라 내년 예산도 ‘좌지우지’
金의장, 야당에 ‘여당 설득에 더 노력’ 요구
‘김진표의 시간’이 다가온다. 여야가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를 두고 첨예하게 맞서면서 김진표 국회의장의 ‘결단’이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국정조사 필요 당위성을 주장하며 추후 직권상정 요청 가능성도 있다. 내년 예산 집행에 필요한 예산부수법안 지정 역시 국회의장의 권한이다.
▶국정조사 ‘키맨’은 김진표=최대 현안은 역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실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야권 3당은 15일 오전 김 의장을 예방했다. 이날 예방 목적은 국정조사에 대한 ‘결단’을 요구키 위해서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 의장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지난주 181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출한 국정조사 진상조사 요구에 대해 의장께 국회법대로 신속히 추진을 요청하고 여당 국힘 설득 요청 위한 방문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예방에 대해 김 의장은 개별적으로 별도의 의견 개진은 하지 않았다. 대신 김 의장의 발언은 박 원내대표를 통해 전달됐다. 박 원내대표는 “김진표 의장은 사안의 중대성과 심대성을 감안해 국정조사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다만 김 의장은 국민의힘과의 합의를 통해 추진 되는 것이 더 의미 있을 수 있다며 여당 설득에 더 노력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3당이 국정조사와 관련해 김 의장을 만난 데에는 국민의힘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장의 도움 또는 ‘결단’이 국정조사 실시에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국회의장은 국정조사를 실시하는 주체를 상임위로 할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할지에 대해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이태원 참사’의 경우 안전문제라는 점에서 행정안전부를 피감 기관으로 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차원에서 진행될 수도 있다.
야권 3당은 지난 9일 국회 의안과에 18인 규모의 국정조사특위를 설치하겠다고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 상태다. 다만 이는 야권 3당의 결정이기에 추후 논의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다. 야권 3당은 이번주 중 특위 명단 구성을 확정해, 국정조사 계획서를 작성할 방침이다. 구성된 위원회는 계획서를 확정, 조사방법 및 기간, 소요 경비 등을 확정해 오는 24일 본회의에 제출해 통과되면 국정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관건은 이 과정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를 본회의에 부의하는 권한을 국회의장이 가진다는 점이다. 일단 김 의장은 이날도 야당 원내대표 등을 만나 ‘여당 설득’을 주문했다.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을 설득할 시간을 가지라는 취지지만, 해석에 따라선 여당 합의 없이는 국정조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아직은 24일까지 남은 시간이 있으니 여당을 설득하는 시간을 가지자는 것이 기본적인 김 의장의 의중”이라며 “사안의 심대성 등에 대해선 문제의식이 있으나 ‘결단’ 여부를 판단하기엔 아직은 이른 시기”라고 설명했다.
▶예산 정국 ‘키맨’도 국회의장=국회의장 권한엔 예산 부수법안 지정권이 있다. 국회법에는 국회의장의 ‘의사정리권’ 60항목이 적시돼 있는데 이 가운데 ‘세입예산안 부수법률안의 지정(31번)’은 의장 몫이다. 쟁점 법안이 예산 부수법안으로 지정되면 해당 법안이 상임위에서 통과되지 못하더라도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 된다. 법안 발의 주체가 의원이든 정부든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만되면 일단 본회의까지는 자동으로 법안이 부의 되는 ‘고속도로’를 타는셈이다. 그만큼 의장의 권한은 막강하다.
올해의 경우 예산부수법안으로 신청된 항목은 법인세 감면을 골자로 한 세법개정안 등 모두 24건에 이른다. 국회의장실은 현재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에 의견을 듣기위해 문의를 넣어뒀으며 국회의장은 예정처의 의견이 나올 경우 이를 참고해 예산부수법안을 최종 지정하게 된다. 법안 통과에 필사적인 측에서 국회의장실과 예정처를 두루 만나며 입법 설명에 사력을 다하는 이유다.
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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