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학원 중 한 곳, “강의 중단”
매년 5·7·9급 공무원 지원자 감소
“공무원보다는 전문직” 선호도 줄어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한때 ‘신의 직장’이라 불리던 공무원 시험 인기가 크게 떨어지면서 학원가도 공무원 시험 준비 강의 비중을 줄이고 있다. 낮은 임금·연금 개혁 등 장점이 줄어들면서 수험생 이탈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대신 수험생들은 변호사·회계사 등 ‘사’가 붙은 전문직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24일 학원가에 따르면 메가스터디가 운영하는 메가피셋은 지난 22일 5급 PSAT 강의 서비스를 올해 종료하기로 결정, 학생들에게 관련 내용을 공지했다. 메가피셋은 전체 PSAT 학원 시장 중에서 순위권에 꼽히는 학원이다. 다음 달 6일부터 강좌 판매가 종료되며 종료 시점에 맞춰 강사 홈페이지도 모두 종료된다. 강의 서비스가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아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5급 공무원 시험 준비생은 매년 줄고 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23년도 5급 공개경쟁채용(행정고시) 및 외교관후보자 시험(외무고시) 원서 접수 인원은 1만2356명으로 전년도에 이어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공채 지원자는 1만3909명으로 2021년도 1만5066명에 비해 감소했다. 경쟁률도 매년 최저를 경신하고 있다. 올해 전체 경쟁률은 35.3대 1로 전년도는 38.4대 1, 2021년도는 43.3대 1이었다.
7급 공무원도 지난해 역대 최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785명을 뽑는 7급 공무원 경쟁률은 42.7대 1로 1979년 이후 가장 낮은 경쟁을 기록했다. 10년 전 2011년 122.7대 1로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낮아진 수치다. 9급 공채 시험 경쟁률도 2016년 53.8대 1 최고치를 찍었다 하향세가 계속되고 있다.
실제 노량진 학원가에서도 공무원 시험 인기가 줄어든 것을 체감하고 있다. 노량진에서 컵밥을 파는 하모(57) 씨는 “노량진도 수강생이 많이 줄어들었다. 예전만큼 장사를 할 거란 기대가 없다”며 “컵밥 장사는 박리다매로 팔아야 하는데, 수험생이 감소하면 가게 운영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공무원 시험보다 전문직 시험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공무원은 시험 준비 기간에 비해 월급이 적은데다 공무원 연금 개혁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전만큼 장점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회계사 시험을 앞둔 수험생 김모(28)씨는 “주변 친구들을 봐도 공무원보다는 회계사나 변호사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무원 시험이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수직적 문화도 기피 원인 중 하나다”고 말했다.
줄어든 수험생의 영향으로 정부는 공무원 시험 기준을 완화하고 시험 응시 연령을 낮추고 있다. 지난해 인사혁신서는 2025년도 5급 공무원 시험부터 선택과목이 폐지되고 필수과목으로만 2차 시험을 치른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2차 시험도 ‘학제통합논술시험 1·2’ 과목이 한 과목으로 합쳐진다.
전문가들은 공무원 직무 및 안정성에 대한 기대가 줄어든 점이 크다고 지적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공무원 시험 인기가 치솟았을 때 뛰어들었다가 박봉에 적성이 맞지 않아 관두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여기에 최근 공무원 채용 인원 줄인다는 말이 많이 나오니 이탈자가 생긴다”고 말했다.
고소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도 한 몫했다는 의견도 있다. 임 교수는 “현재 청년을 준비하는 수험생 부모는 70·80년대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로 안정적인 직장 종사자가 많다”며 “부모님의 지원이 있는 만큼 자신의 소득을 최대로 얻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가 큰 직종에 뛰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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