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책 등 24명 적발…12명 구속
전자거래법 위반 사기 방조 등 혐의
유령법인 앞세워 소상공인 보조금 지급받아
현직 은행원, 보이스피싱 조직에 피해자 정보 유출
사건 무마하고자 브로커에 금품 전달하기도
[헤럴드경제=김영철·안효정 기자]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신종코로나바이러감염증(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타낸 일당이 검거됐다. 이들은 유령법인을 통해 만든 ‘대포통장’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여해 10억원이 넘는 범죄수익을 올렸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은 대포통장 유통조직의 총책 A(52) 씨와 주요 조직원, 총책의 범행을 도운 현직 은행원과 브로커 등 총 24명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과 사기 방조 혐의 등으로 입건, 그중 12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A씨 등 일당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로 정부가 소상공인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점을 악용해 자신들이 세운 유령법인을 통해 보조금을 타냈다. 유령법인을 통해 코로나 지원금을 타내다 적발된 첫 사례다. A씨 등 일당은 유령법인 명의계좌로 38회에 걸쳐 코로나19 보조금 총 8740만원을 편취했다.
이와 함께 A씨 등은 지난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책, 대포통장 모집부터 알선책, 유령법인 명의자 등 역할 분담을 통해 유령법인 총 42개를 설립하고 190개의 대포통장을 국내외 보이스피싱 조직 등에 대여했다.
구체적으로 A씨 등 일당은 무등록 대부업자에게 대여하는 방법으로 범죄수익금 4억원을 은닉하고 금융회사의 지급정지 조치에 허위로 이의제기하는 등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합수단은 A씨가 최소 약 11억원의 범죄수익 취득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후 차명계좌 추적과 조직원 휴대전화 분석 등을 통해 A씨의 범죄수익을 은닉・관리한 B씨를 구속하고, 무등록 대부업자의 차명계좌에 있던 범죄수익금 4억원을 추징보전 조치했다. A씨 일당의 범행으로 피해자 39명이 발생하고, 피해금은 약 1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구속된 이후에도 기존 대포통장 관리장부 등을 토대로 유령법인 명의의 대포통장 유통을 이어간 조직원 3명도 구속됐다. 이후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유령법인 16개에 대한 법인해산명령을 청구했다.
이 외로 합수단은 지난해 2월부터 6월까지 3차례에 걸쳐 피해자들의 정보를 A씨에게 유출한 현직 은행원 B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방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B씨는 지난해 1~8월 5회에 걸쳐 A씨에게 유령법인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고, 자신의 영업 실적을 위해 A씨의 펀드‧보험 상품 가입을 유치했다.
나아가 합수단은 범행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A씨로부터 현금 150만원을 받은 브로커 C씨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또 A씨 등은 지급정지된 자신들의 대포통장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금융기관에 이의제기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수단은 “법인계좌를 개설할 때 법인의 실존 여부를 증빙하는 서류의 검증을 강화하겠다”며 "다수의 계좌지급정지 이력이 있는 법인 관련자가 추가로 계좌 개설을 신청하지 않는지 모니터링하는 등 내부통제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합수단이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1년 동안 270명을 입건하고 85명을 구속하는 등 성과를 보이면서 임기를 1년 연장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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