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고독사,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무망감’에서 비롯
자살이 청년 고독사의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사전예방에 초점 맞춰야
[헤럴드경제=사건팀 박지영·박지영 기자]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가슴 높이까지 쓰레기가 쌓여있었어요. 이 청년의 수첩에는 ‘너무 힘들다’는 문구가 쓰여있었고, 방 안에는 쓰지도 않은 이력서가 쌓여있었어요.”
김새별(48) 특수청소업체 바이오해저드 대표는 기자에게 은둔형 외톨이 위험군 사례를 전했다. 20대 남성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유행 전 한 학원에서 강사로 일했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실직을 하면서, 배달 일을 하면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생활을 지속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집에 쓰레기가 쌓여있는 것으로 미루어 봤을 때, 사회적 관계 단절 직전인 분으로 추정된다”며 “이런 분들은 실직까지 하게 되면 순식간에 은둔형 외톨이로 넘어갈 수 위험군”이라고 했다.
특수청소업체란 쓰레기집, 고독사 유품정리, 화재 등 일반 청소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오염된 공간을 특수한 기술을 사용하여 청소하는 업체다. 현장에서 누구보다 가까이 청년 은둔형 외톨이와 청년 고독사를 목격하는 사람들이다.
특수청소업체 에버그린 권택문(35) 팀장도 30대 남성의 집을 청소하다 ‘오래전부터 죽고 싶었다’는 메모를 발견한 이야기를 기자에게 들려줬다. 아랫집에서 물이 샌다는 신고를 받은 집주인이 의뢰를 받고 찾아간 집이었다. 권 팀장이 현장을 방문해보니 화장실에는 먹다 버린 커피 쓰레기 등 오물이 흘러 넘쳐 현관까지 물이 찰박하게 차있었다고 전했다. 청소하는 과정에서 메모가 발견됐지만, 이 남성의 경우 극단적 선택으로까지는 이어지진 않았다고 한다.
권 팀장은 “처음에는 무기력증으로 시작해 점점 심해질수록 깊은 우울감에 빠지게 되면서 정리 자체가 어려워 쓰레기집으로 변한다”며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면서 점점 세상과 단절하게 되면 심하면 고독사까지 이를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청년 고독사로 이어지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사회 분위기가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청년 고독사는 매년 줄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전체 고독사 인원수(3378명) 중 219명(6.5%)이, 2020년에는 3279명 중 약 206명(6.3%), 2019년에는 2949명 중 218명(7.4%)이 20대~30대 고독사 사망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20대 고독사 사망자 수 중에 절반 가량, 30대 고독사 사망자 수 중 40% 가량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오쿠사 미노루 씨즈 고립 청년 팀장은 “청년들은 미래가 안 보여 희망까지 잃어버린다고 느끼는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을 믿지 못하는 자책감까지 느끼는 만큼, 경쟁 사회라는 한국 특유의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찬승 대한신경정신의학과 사회공헌 특임이사는 “중장년의 경우 질병이나 생계에 대한 걱정이 높은 반면, 청년의 경우 앞이 보이지 않는다라는 절망감이 있다”며 “연결은 있지만 관계가 없는 만큼 마음을 나누고 공감하는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청년을 위한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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