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건물 밑 위치...난민 대량 발생 피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교전을 재개한 이스라엘 군이 수개월이 걸리더라도 하마스가 만든 터널을 파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터널 파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의 주거지가 황폐화돼 대량 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군의 아미트 중령은 차엘림 군사기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하눈 지역의 100여개의 갱도와 수십개의 터널을 폭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지금까지 가자지구 전역에서 800개의 터널을 발견하고 그중 500개를 파괴했다. 터널 파괴 계획에서 베이트 하눈 지역은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기습공격을 가한 시발점이 되는 지역 중 한 곳이기 때문이다. 당시 1200여명의 이스라엘인이 사망하면서 이번 전쟁이 시작됐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저지른 치명적인 공격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마스의 사회기반시설을 철저히 파괴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터널 파괴 역시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수단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주요 터널은 깊이가 30m로 10층 건물 높이와 맞먹는다. 콘크리트 벽과 방폭문을 부수기 위해선 상당한 양의 폭발물이 쓰이게 된다.

아미트 중령은 “하마스는 2008년부터 터널을 건설해 왔으며 이를 파괴하는 것은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하마스 조직이 기능을 할 수 없도록 붕괴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가 전쟁이 끝나면 ‘비무장 상태’로 남을 것”이라며 “(이스라엘 군 외에) 어떤 국제군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자지구의 비무장화를 위해서는 하마스의 근거지를 철저히 파괴해야 하고 가자지구 내 지하터널은 그 중 핵심 인프라다.

문제는 이들 터널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주거지 밑을 지나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베이트 하눈 지역 뿐 아니라 가자지구 전역에서 터널 파괴가 이뤄질 경우 약 220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 중 많은 이들을 난민으로 만들고 이들을 어디에 다시 수용해야 할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아미트 중령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살 수 없다”며 “우리가 하는 일이 아름답지는 않지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가자지구에서 인도주의적 시스템이 심각하게 무너질 위험에 직면해, 안보리에 인도주의적 재앙을 피하고 휴전을 호소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유엔 헌장 99조를 발동해 안전보장이사회에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을 촉구했다. 이에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을 압박할 때만 이 조항을 발동하기로 했다”며 “그가 도덕적으로 왜곡됐고 이스라엘에 편견을 가졌다는 증거”라며 구테흐스 총장 사퇴를 요구했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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