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국제 원자재가격이 2011년 이후 사상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국내 소비자물가가 0%대 행진을 지속하는 등 우리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럴 때 바쁘게 움직여야 할 곳이 있다. 국내 필요물자를 조달하는 조달청이다.

미국의 한 창고에서 노동자가 알루미늄 금속을 옮기는 모습. [사진=게티이미지]
미국의 한 창고에서 노동자가 알루미늄 금속을 옮기는 모습. [사진=게티이미지]

조달청은 국제원자재 시세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살펴 구리나 알루미늄, 니켈 등 국내 산업에 필요한 물자를 비축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국제원자재 가격의 하락에 맞추어 비축물자 재고를 늘려야 할 타이밍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열린 조달청 국정감사에서 조달청의 원칙 없는 비축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원자재 가격 하락에 맞추어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비축률을 높여야 하지만 실제비축률은 저조한 반면, 수입의존도가 낮은 품목의 비축률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비축품목 선정의 1순위가 해외의존도가 높은 물자이지만 이 원칙이 지켜지고 있지 않았다. 수입의존도가 100%인 알루미늄의 실제비축량은 적정비축량의 85.5%에 머문 반면 수입의존도가 32.7%인 구리는 97.3%에 달했다.

이 의원은 구리의 경우 초과공급시장으로 전환이 확실시돼 유일하게 올해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음에도 상반기에 올해 계획의 97.3%나 구매해 결국 하반기에 더 저렴하게 구매할 기회를 놓치는 등 전문적 대응이 미흡했다는 평가다.

이 의원은 “조달청 비축사업 매뉴얼에 원자재 구매 우선순위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며 “매년 구매가이드라인이 없어 원자재별 비축정도가 부족하거나 과도한 등 심한 편차를 보이는데 조달청은 이에 대한 컨트롤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비축사업 계획에서 국제 원자재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하반기 원자재가격 상승을 우려해 상반기에 구매의 58%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구매실적은 26.3%에 불과하다며 적절한 구매타이밍을 놓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조달청 업무추진계획에 따르면 올해 원자재 평균가격을 ‘상저하고(1분기 이후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가격 상승)’로 전망했으나 현실은 정반대로 하반기에 최저치를 갱신중이라고 밝혔다. 알루미늄의 경우 2011년 평균가격의 73.5%(-635원) 수준이며, 구리 66.5%(-2956원), 납 77.4%(-542원)로 하락했고 니켈은 각각 9330원(-64.1%), 9507원(58.4%)까지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예상보다 싸게 구입했고 그만큼 여유자금도 생겼을 텐데도 계획안에 맞춰 폐쇄적인 운영을 하느라 적정비축량을 맞출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조달청의 효과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