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집필기간 뒤 2개월간 학교ㆍ학회 등의 검토ㆍ감수 작업 거쳐 “인사권 쥔 교육감, 일선 학교에 대안교과서 강요시 막을 방법 없어”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교육부가 3일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바꾸기로 확정 고시함에 따라, 교육부 산하 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는 새로운 역사 교과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국정 역사 교과서를 배우고 새로운 대안 교과서를 일선 학교에 보급할 가능성이 있어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겠다‘는 정부의 의도가 현장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우려된다. ▶내년 11월쯤 새 교과서 나와…2개월여 검토 후 2017학년도부터 적용=교육부는 이달 중순부터 국편에 위탁해 새 역사 교과서인 ’올바른 역사 교과서‘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국편은 이달 중순 교과서 집필진 및 교과용도서 편찬심의회를 구성하고 이달 말쯤 교과서 집필을 시작하게 된다. 교과서 집필 기간은 내년 11월 말까지 1년 동안 진행되므로 충분하다는 것이 국편의 설명이다.
국편은 교과서 개발에 다양한 전문가를 참여시킨다는 구상이다. 집필진에 역사학자뿐 아니라 정치ㆍ경제 전문가도 참여하게 하고 편찬 과정에서 수정ㆍ보완에 관여하는 편찬심의회를 역사ㆍ교육ㆍ국어ㆍ헌법학자, 교사, 학부모 등으로 다양하게 꾸리겠다는 것이다.
이후 내년 11월 새 역사 교과서가 나오면 2개월여 동안 감수와 검토 과정이 동시에 이뤄진다. 일선 학교에서는 새 역사 교과서 연구본을 실제 교육현장에서 활용하면서 문제점을 파악, 보완하고 학회 등에서는 감수를 통해 교과서가 사실(史實)에 틀린 바는 없는지, 진보ㆍ보수 등 성향에 치우친 바는 없는지 살펴보게 된다.
전문 기관과 학회의 감수를 거친 심의본이 나오면 인터넷에 공개되고 교사 연구회, 전문가의 현장 적합성 검토를 거쳐 2017년 2월부터 인쇄에 들어가 3월 신학기부터 일선 학교에 보급된다.
▶’진보 교육감‘ 17명 중 13명…일선 학교에 대안 교과서 강요 막기 어려워=하지만 시ㆍ도 교육감 17명 중 13명이나 되는 진보 성향 교육감의 ’국정화 반대 움직임’이 변수다. 실제로 지난 2일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국민의 반대 여론을 수렴하지 않은 정부의 국정화 강행 확정고시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경기도 내에서는 쓰지 못하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 교과서가 국정화되면 모든 학교에 이 교과서가 배포된다. 문제는 대안 교과서나 보조 교재의 활용 여부다. 국정 교과서를 받아만 두고 대안 교과서나 유인물 같은 보조 교재를 활용해 교육하는 것은 교사나 학교장의 재량이기 때문에 교육부가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
일선 현장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학교가 이 같은 방식을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 예산권과 공립학교 인시권을 쥔 교육감이 국정 교과서 대신 대안 교과서 사용을 권유할 경우 이를 거스르기 쉽지 않다는 것이 교육계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실질적으로 국정 역사 교과서가 무력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 지역의 한 고교 교장은 “비록 협의를 한다고 하지만 국정 교과서를 쓰지 말라는 교육감의 말을 일선 교장이 무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털어놨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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