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3월 14일 예정)가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은행권과 증권업계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ISA가 고객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은행권과 증권업계의 주도권 쟁탈전은 팽팽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ISA가 예금을 포함하고 있는 만큼 은행권은 각종 혜택을 내걸고 초기고객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고 증권업계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접목시킨 자산관리 노하우를 전면에 내걸고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과 증권사들이 각기 ISA 사업을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하거나 전용 상품 개발에 미리 착수하는 등 고객 확보를 위한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일단 유치한 ISA는 장기 고객으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커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ISA 도입에 대비해 상품 개발과 마케팅을 준비해 왔다. 우리은행 등이 ISA사전예약시 금리혜택을 주는 상품을 출시했고 KEB하나은행도 하나금융 계열사 상품을 ISA에 넣으면 추가로하나멤버스(그룹사 통합 포인트) 혜택을 주는 점을 내걸로 초기 고객 선점에 나서고 있다.
조직 개편 및 상품ㆍ시스템 개발작업 중이다. IBK기업은행과 KB국민은행은 ISA 전담팀을 꾸렸고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관련 시스템 구축과 전산개발을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은 신한지주그룹 계열사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공동으로 ISA대응에 나섰다.
증권사들의 대응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상품기획실ㆍ자산배분팀·마케팅팀 등 각 부서를 모아 비상근 회의체를 결성, 마케팅 시점과 상품 구성 전략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삼성증권은 비과세 혜택을 최대화하는 상품들로 ISA용 모델 포트폴리오를 개발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QV로보어카운트’를 내세우고 가입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4일 ISA 전담 TF를 꾸렸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양 업권 협회장까지 나섰다. 양 협회장은 투자일임업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투자일임업은 증권업계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은행은 신탁형 ISA만 출시할 수 있는 반면 증권사는 신탁형 ISA는 물론 일임형 ISA도 내놓을 수 있어 은행으로선 고객유치와 자산관리에 불리한 상황이다. 일임업 없이는 은행의 경우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자산관리도 할 수 없다. 일임형 ISA는 신탁형과 달리 가입자가 일임한 증권사가 알아서 편입 상품을 고르고 비중을 관리하기 때문에 편리하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지난달 27일 신년간담회에서 “투자일임업을 은행에 허용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며 “고객 선택의 폭, 서비스 제공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 4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자산관리 업무인 ‘투자 일임’은 금융투자업계의 고유 업무로 은행권에 허용해선 안 된다“며은행 일임업 허용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은행은 자산을 운용할 운용전문가도 없고 투자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기관도 아니다”며 “원금보장이 되는 안전한 금융기관이라는 인식이 큰데 투자일임에 따른 원금 손실 시 고객민원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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