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한국금융지주는 대우증권 인수 실패에 이어 현대증권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에서 탈락하며 또 다시 ‘쓴 잔’을 마셔야 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바이 코리아(Buy Korea)펀드’로 국내 펀드시장에 주식형 펀드 열풍을 불어일으키며 증권사에 한 획을 그었던 현대증권도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대우이어 현대마저…눈물의 ‘한투’=현대증권 매각주간사인 한영회계법인은 KB금융을 현대증권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 25일 마감된 매각 본입찰에서 KB금융지주는 한국금융지주, 홍콩계 사모펀드(PEF) 액티스를 제치고 현대증권을 품에 안았다.
KB금융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1조원대 초반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금융도 이번 인수전에 1조원 가까운 금액을 적어내며 승부수를 던져, 가격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비 가격적 요소인 거래 종결능력, 할인 조건 등에서 KB금융이 우세했다는 후문이다.
한국금융은 이날 공식적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허탈해하며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사의 덩치를 키우려고 인수 참여를 검토했다”며 “(현대증권이) 영업도 잘해서 충분히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강력한 인수의지를 피력했던 점도 한국금융의 아쉬움을 짐작하게 만든다.
그러나 한국금융은 이번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2008년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는 등 국내 금융기관 중아시아 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진출하며 축적해 온 경험을 토대로 해외시장 공략 쪽으로 눈을 돌릴 방침이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또 고배를 들었지만 2020년에 자기자본이익률(ROE) 20%, 자산 20조를 달성한다는 ‘비전(Vision) 2020’를 달성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Buy Korea ‘현대증권’, 이젠 역사속으로= ‘저 평가된 한국을 사라’는 바이 코리아(Buy Korea) 현대증권은 이제 증권사에서 퇴장한다. 당시 이익치 회장이 이끌던 현대증권은 현대투신운용(현 한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바이코리아 펀드를 출시 3개월여 만에 12조원을 끌어모으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잘 나가던’ 현대증권도 이후 해운경기 장기침체에 따른 현대그룹 구조조정에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현대증권 매각작업은 2013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27개월간 표류해 왔다. 작년 10월 일본계 금융자본인 오릭스와 매각이 진행되는 듯 했으나 ‘파킹딜(일정 기간 이후 경영권을 되사오는 계약)’ 논란이 불거지며 무산됐다.
올 2월 재매각 작업이 본격화 되며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2파전 양상에서, 사모펀드 LK투자파트너스의 투자제안을 받은 미래에셋증권의 참여 검토로 격랑에 빠져들었다. 미래에셋은 불참을 선언했지만 홍콩계 사모펀드 액티스의 응찰, 우선협상대상자 발표일정의 잇단 연기 등 매각과정에서 혼돈과 진통이 이어졌다.
결국 확정된 발표일보다 하루 앞선 지난 30일 오후 KB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로 일단락 됐다.
KB금융지주는 현대상선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상세 실사와 최종 가격협상,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오는 5∼6월께 매각 절차를 최종 마무리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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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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