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동부건설에 대한 법정관리 신청 전 보유 차명주식을 대거 처분해 손실을 회피한 혐의가뒤늦게 드러났다.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이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직전 주식을 대거 처분한 데 대한 사회적 공분이 고조되는 시점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은 18일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김 회장 관련 제재 안건을 심의ㆍ의결한 뒤 사건을 검찰에 넘길 계획이다.

앞서 금감원 자본시장조사1국은 김 회장이 1990년대부터 수년 전까지 20여년간 동부, 동부건설, 동부증권, 동부화재 등 계열사 주식 수십만주를 차명으로 보유했던 사실을 밝혀냈다.

금감원은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서 이상 거래 자료를 넘겨 받아 정밀분석 작업을 벌여왔다.

이 분석에서 금감원은 김 회장이 당시 시가로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차명주식을 보유한 흔적을 파악했다.

김 회장 측은 금감원 조사에서 차명주식을 보유했던 사실을 인정했지만 경영권 방어 등의 목적으로 과거 관행을 따른 것일 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국세청은 2011년 김 회장의 차명주식 보유 사실을 확인하고 180억여원의 세금을 추징했지만 이런 사실은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다. 이는 금융당국에 공유되지도 않았다.

금융당국은 김 회장이 동부 계열사들의 차명주식을 처분할 때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손실을 회피하거나 부당이득을 얻은 정황을 발견하고 검찰에 통보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의 이같은 조치는 이는 2014년 말 동부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전에 김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하던 동부건설 주식을 대부분 매각한 점에 주목했기 때문.

금융당국은 당시 김 회장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처분, 수억원대의 손실을 모면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그룹 주력 건설 계열사였던 동부건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금사정이 악화돼 어려움을 겪었다. 2014년 동부발전당진 매각 등을 통해 회생작업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그해 12월 31일 법정관리로 넘어갔다.

하지만 김 회장 측은 차명주식 보유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2014년 동부건설 주식 매각과 관련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지만 그룹은 그해 말 법정관리 신청이 결정되기 직전까지 동부건설을 살리려고 필사적으로 매달렸다”며 “회사를 살리려고 끝까지 노력하던 김 회장이 고작 수억원의 손실을 피하려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밝혔다.

또 동부그룹은 문제가 된 주식은 2011년 국세청에 신고한 이후 모두 시장에서 처분해 현재 보유 중인 차명주식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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