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부동산 펀드런 우려로 글로벌금융시장 휘청

美 FOMC 의사록 “브렉시트는 상당한 불확실성“

美 금리인상 신중론이글로벌금융시장 안도감 줄까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英 부동산 펀드런 우려 vs. 美 금리인상 신중론…어느쪽이 더 셀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폭풍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또다시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신중한 금리인상 정책을 시사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부동산 펀드들의 환매중단 사태 등 브렉시트 여진이 지속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인상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부동산 펀드 환매중단, ‘금융위기 초기 연상케 한다’=6일(현지시간)까지 최근 3일 간 환매를 중단한 영국 부동산펀드는 모두 6개다. 이들 펀드의 자산규모는 총 150억파운드(약 22조6000억원)다.

브렉시트 우려가 고조되면서 환매 중단 요청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펀드는 자산의 현금화가 쉽지 않아 환매대응을 위한 현금이 충분할 것이란 예상이지만, 그럼에도 환매중단을 한 것은 환매요청이 매우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영국 부동산 시장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의견이 높아진 탓”이라며 “수익성 악화에 따른 투자금 회수가 잇따르는 ‘펀드 런’을 차단하기 위해 사전조치를 취한 것”으로 평가했다.

영국 부동산 펀드들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환매요구가 커지면서 자금 인출을 일시 중단한 적이 있다.

이재훈 연구원은 “금융위기 초기였던 2007년 8월 BNP파리바가 16억 유로의 펀드 환매를 중단했었다”며 “당시 환매를 중단한 것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의 문제가 점차 커지는 과정에서 보유자산 가격을 평가하기 어려웠고 유동성(현금)이 바닥났기 때문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영국 부동산 펀드들의 환매 중단이 2008년 금융위기 초기 상황을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해당 펀드들이 환매에 대응할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적으로 2007년 상황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발 리스크에 국내 증시도 하락=영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는 ‘펀드런’(fund run) 우려가 고조되며 6일 국내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장중 2%대의 낙폭을 보이며 1950선이 깨지기도 했으며, 결국 전날대비 1.85% 빠진 1953.12로 하락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 역시 1.85% 내렸고, 홍콩항셍지수(HSI)도 마이너스(-)1.62%의 낙폭을 기록했다.

영국 부동산 펀드 환매중단 사태는 다시 영국 증시로 되돌아가 브렉시트의 여진을 강하게 남겼다.

6일(현지시간) FTSE100 지수는 1.25% 내린 6463.59로 장을 마치며 하락 반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와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각각 1.67%, 1.88% 내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영국 자산운용사인 헨더슨 글로벌 인베스터는 39억파운드(약 5조9000억원) 규모의 ‘영국부동산 PAIF’펀드와 ‘영국부동산 PAIF 피더’ 펀드의 환매를 중단했다.

회사 측은 성명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국민투표 이후 불확실성과 다른 부동산펀드들의 환매 중단으로 발생한 예외적 유동성 압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FP통신은 컬럼비아 트레드니들과 캐나다 라이프도 각각 부동산 펀드 자금 인출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지난 4일엔 스탠더드라이프 인베스트먼트가 29억파운드(약4조4000억원)의 영국부동산펀드 환매 중단을, 다음날인 5일 아비바 인베스터스와 M&G 인베스트먼츠가 각각 18억파운드(약 2조7000억원), 44억파운드(약 6조7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펀드에 대한 환매를 중단했다.

▶‘중한 것’은 美 금리인상보다 ‘영국 리스크’=국내 증시는 브렉시트 여파로 거래대금까지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이달 들어 6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총 8조4667억원으로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인 9조1184억원보다 6517억원(7.15%) 줄어들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큰 감소폭이다.

브렉시트로 인한 영국계 자금의 국내 증시 이탈가능성도 상존한다.

펀드환매는 중단됐지만 영국계 자금이 유동성 추가 확보를 위해 자금을 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영국인 투자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5월 기준 외국인 투자자 중 8.4%이다. 하지만 거래량으로 보면 코스피 시장은 35%에 달하고 코스닥 시장은 50%가 넘는다.

브렉시트는 영국 파운드화 가치도 31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낮췄다. 국내 외환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브렉시트 후폭풍에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고조됐다”며 “달러화 저가매수로 원/달러 환율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공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지난달 정례회의록에서도 브렉시트가 언급됐다. FOMC 위원들은 “브렉시트는 상당한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목했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FOMC 의사록에선 7월 금리인상 시그널이 부재했고, 경제회복을 조건부로 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시장은 미국 경제에 브렉시트 충격이 미치는 영향이 쉽게 가늠되지 않는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Fed는 지난해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실시했으나 올해 4차례의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동결시켰다. 이달 FOMC 정례회의는 오는 26일부터 2일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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