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6·27 부동산 대책’은 한마디로 돈줄을 단단히 조이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묶고, 2주택 이상 보유자는 주담대를 아예 막았다. 신용대출도 연소득 이내로 제한했고,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디딤돌·버팀목 같은 정책금융도 문턱을 높였다. 무리한 빚내기와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취지지만 시장 우려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이번 대책은 발표 다음 날부터 곧바로 시행돼 시장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금융권에선 비대면 대출 창구가 급히 닫혔고, 대출을 준비하던 실수요자들은 자금 계획을 세울 틈조차 없이 발이 묶였다. 특히 소득이나 주택 가격과 관계없이 주담대 한도를 일괄적으로 6억원으로 제한한 것은 이례적이다. 소득 대비 상환 능력을 따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같은 기존의 건전성 기준이 사실상 무력화된 셈이다.

폭등하는 서울 집값에 정부가 다급하게 칼을 빼든 것은 이해가 간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6월 넷째 주까지 3.1%나 올랐다. 전국 평균이 되레 하락(-0.2%)한 상황에서, 서울만 독주하는 형국이다. 성동, 마포, 강남 3구 등 인기 지역은 한 주 만에 0.7~0.9%씩 오르며 상승세가 뚜렷하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유동성, 투자 심리, 공급 부족 등이 겹쳐 만들어낸 결과다.

하지만 시장 불안의 본질은 공급 부족에 있다. 인허가·착공·준공 같은 공급 지표는 모두 하향세고, 5월 기준 분양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나 줄었다. 인천 등 일부 지역은 아예 분양이 ‘0’건이다. 악성 미분양은 22개월 연속 증가해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공급이 막힌 채 수요만 억제하면 당장은 시장이 움츠러들 수 있겠지만 그 뒤에 반작용은 더 클 수 있다.

이미 강북 등 중저가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도 감지된다. 과거 문재인 정부가 26차례의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 급등을 막지 못한 것은 수요 억제 일변도의 한계 때문이다. 실수요자까지 묶어버리는 규제는 내 집 마련을 가로막고, 현금 부자만이 서울 집을 살 수 있는 비정상을 만들어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 특히 ‘똘똘한 한채’에 따른 서울 집중 현상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수요를 막을 길이 없다.

정부는 7~8월 중 공급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너무 늦지 않게 현실을 반영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나 세제 정비 같은 근본적 접근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주택수가 아닌 보유 부동산 총액으로 세금을 매기는 걸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공급 확대와 정교한 금융 지원이 균형을 이뤄야 집값 불안도 잠재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