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국내 증시가 8월 글로벌 신흥국 유동성 장세의 수혜를 입었지만, 코스피(KOSPI) 지수는 다른 신흥국 증시와 비교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며 게걸음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은 거셌으나 기관의 매도세와 고점에 도달한 지수가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는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감, 매도세가 겹쳐 지수 상승폭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8월 후반 외인투자가 급격히 둔화된 것도 지수를 충분히 끌어올리는 것이 어려웠던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미지근한 코스피=3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9일까지 한 달 동안 코스피 지수는 0.80% 오르는데 그쳤다.

반면 글로벌 주요 신흥국을 보면 러시아의 RTS 지수가 3.72% 급등해 코스피와 가장 큰 차이를 벌렸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도 3.09% 올랐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지수는 2.97%, 베트남 VN지수는 2.64%,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2.27% 상승했으며, 태국 SET 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도 각각 1.88%, 1.68%씩 오름세를 나타냈다.

인도만 마이너스(-)0.53%를 기록, 한국보다 낮았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신흥국 지수는 평균 2.06% 올랐다. 코스피 지수와는 1.26%포인트 차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 역시 2.58% 올랐다. 한국만 상대적으로 글로벌 주요 신흥국 대비 상승세가 크지 않았다. ▶코스피, 왜?=외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 둔화와 기관과 개인의 순매도는 8월 코스피를 박스권에 붙들어 놓았다.

외국인은 한 달 간 무려 1조5037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1조7652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 역시 외국인과 기관 사이에서 눈치를 보며 5739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이같은 매수세는 지난 24~26일 3일 연속 순매도를 통해 일시적으로 한풀 꺾였다. 이 주간 누적순매도액은 4557억원으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폭락했던 2월 11일 주간 이후로 가장 많은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수도 3일 간 연일 하락했다.

8월 들어 코스피는 지난 3일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2000포인트를 넘어섰고 19일 2056.24(종가기준)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기관은 차익실현과 개인의 펀드 환매 요구에 투신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거셌고, 이는 지수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됐다고 보고 있다.

임노중ㆍ김요환 유화증권 연구원은 “8월 국내 증시는 악재보다는 호재가 우세한 시장이었다”면서도 “국내 증시가 2000선을 넘어서면서 상승 탄력이 급속히 둔화되고 있고 2000선 회복에는 성공했지만, 추가상승에는 힘이 부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유동성 장세 이어질까=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글로벌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지 여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인상 전망이 확대되면서 일각에서는 글로벌 유동성 변화와 신흥국 증시의 상승탄력 둔화까지 예상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머징 국가들의 성장률이 올라서고 있는 단계라면, 굳이 글로벌 자금들이 미국으로 회귀할 이유가 없다”면서 “더구나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는 최대한 글로벌 경기회복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의 완만한 인상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은 “9월 금리인상 이슈가 있지만, 경기 및 기업이익이 반등하는 신흥국 주식이 과거처럼 천대받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되며, 일본, 유럽 주식에 대한 대안 투자처로서의 지위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은 최근 주가 상승이 주로 기업이익 개선에 기인하는 실적 장세 양상을 띠고 있어, 유동성 이슈에 대한 감내력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조정은 오히려 매수 기회”=그럼에도 하반기 증시의 조정은 투자자들에게 있어 매수기회라는 분석이다.

Fed의 금리인상은 12월 실시될 가능성이 높고 3분기 어닝시즌을 기대해볼만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대한 경계심리가 9월 주식시장 흐름을 지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3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분기 최대치 경신이 지속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업종 전략으로는 IT(디스플레이, 반도체), 소재(화학, 철강, 비철금속), 산업재(조선, 기계, 운송, 건설) 등에 대한 비중확대를 조언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연말까지 지수 수준과 관계 없이 매월 조금씩 주식 비중을 늘려가는 전략도 중장기 관점에서는 괜찮은 전략”이라며 “4개월은 주식을 값싸게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전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소재, 산업재에, 단기적으로는 은행, 자동차같은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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