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브라질 현지서 영상으로 대수보 주재
빅테크 CEO들과 9500억 달러 투자 이끌어 내
김용범 실장 “베라루빈…한국이 가장 앞자리”
하준경 수석 “세계적으로도 어마어마한 수준”
[헤럴드경제=서영상·문혜현·전현건 기자] 미국과 남미를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인공지능(AI)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9500억달러(약 1400조원) 규모의 국내 기업 투자·협력을 이끌어냈다.
순방을 계기로 국가 핵심 사업인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추진 동력 확보에도 나섰다. 이 대통령은 AI 서밋에서 발표한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을 통해 “대한민국은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도약할 것”이라며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를 축으로 한 국가 AI 공급망 구축 의지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이번 순방의 두 번째 방문국인 브라질에서 대통령 주재 수석 보좌관 회의를 영상으로 주재했다.
이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수석·보좌관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한 것은 지난 6월 이탈리아 순방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7박 11일이라는 취임 후 최장기간의 순방 동안 국내 현안들 역시 꼼꼼하게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번 샌프란시스코 인공지능 선언은 우리 대한민국이 인공지능 시대를 이끄는 대체불가한 선도자로 도약하겠다는 국가적인 출사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규모의 공급 투자 협력 등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와의 파트너십을 인공지능 동맹 수준으로 격상했고 세계적인 벤처 캐피털과의 협력 기반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면서 “정부는 이런 성과들이 우리 경제에 더 큰 도약과 국민 삶의 실질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인공지능을 넘어 여타 첨단 산업, 또 문화 분야에서도 세계를 선도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는 삼성전자와 브로드컴이 향후 5년간 메모리·파운드리 분야에서 2000억달러(약 290조원) 규모 협력을 추진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SK는 엔비디아 등과 5년간 7500억달러(약 1085조원) 규모의 반도체 장기 공급 협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투자 협약, 브룩필드와 공급 계약 등을 통해 100억달러(약 14조원) 규모 글로벌 AI 팩토리를 구축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함께 AI 로봇을 개발·검증할 수 있는 표준 기반을 구축해 대학·스타트업의 로봇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단 1박 2일간의 샌프란시스코 방문에서 국내 연간 예산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인 약 1400조원의 민간 투자 프로젝트가 한꺼번에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이날 오전 브라질 현지에서 라디오 방송과 전화연결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에 대해 “대한민국을 아시아 인공지능(AI) 공급망과 데이터센터 허브로 만드는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김 실장은 이번 SK와 엔비디아의 협력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장기 계약과 함께 차세대 AI 시스템인 ‘베라 루빈’ GPU를 우선 공급받는 내용이 담겼다고 소개했다. 김 실장은 베라 루빈을 “전 세계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제품”이라고 설명하며 “한국이 가장 앞자리를 배정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에 총 5기가와트(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추진된다”며 “엔비디아는 2GW, 엔트로픽은 SK텔레콤과 함께 1GW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네이버도 엔비디아의 지분 투자와 브룩필드의 투자로 100억달러 규모 글로벌 AI 팩토리를 구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G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갖추게 되면 한국은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AI 허브가 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도 내부적으로 고무된 분위기다. 하준경 청와대 경제수석도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성과를 놓고 “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한 수준”이라며 “빅테크들이 한국의 메모리가 필요하고 한국 기업들과 작업해야 자기들도 미래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그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투자협력이 지난 6월 말 청와대에서 발표한 호남반도체, 영남 피지컬 AI로 대표되는 ‘3대 메가프로젝트’와도 연관이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하 수석은 “우리의 3대 메가프로젝트라는 것이 단순히 국내용이 아니고 글로벌한 변화를 가져오는 굉장히 큰 기반이 되는 것들“이라면서 ”그런 것들을 빅테크들도 인지하고 같이 글로벌하게 변화를 만들어보자 이런 시도라고 보시면 된다”고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방문 일정을 마친 이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부터 29일까지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의 초청에 따른 브라질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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