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양도세 손질 ‘2026년 세제개편안’ 발표

주택 수 대신 가액, 2028년 종부세 세율 일원화

시가 32억부터 증세…초고가·비거주 과세 강화

고령층 한시 감면에 다주택 중과도 한시적 완화

취학·질병 등 비거주 기간도 최대 3년 거주 인정

비사업용 토지 과세 정상화…종부세 최고세율 4%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중개업소. [연합]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중개업소. [연합]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이재명 정부가 임기 2년 차를 맞아 ‘세제 정상화’를 기조로 부동산 세제를 전면 개편한다. 실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을 정착시키고 과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주택 수’와 ‘보유기간’ 중심의 과세체계를 ‘주택가액’과 ‘거주기간’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종합부동산세는 1세대 1주택의 과세기준을 공시가격 14억원으로 상향해 시가 약 20억원까지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다. 다만 공시가격 14억원을 초과하면 실거주자는 기본공제 14억원, 비거주자는 9억원을 적용하는 등 거주 여부에 따라 공제체계를 차등화한다.

과세체계도 ‘주택 수’ 중심에서 ‘주택가액’ 중심으로 전환해 2027년 중간 단계를 거쳐 2028년부터는 1주택자와 다주택자에 동일한 세율표를 적용한다. 양도세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를 ‘장기거주소득공제(주택)’와 ‘장기보유소득공제(주택 외)’로 개편하고 주택은 보유기간 공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해 거주기간 공제(최대 80%) 중심으로 전환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

종부세 공제·세율 조정…“시가 20억까지 빼주고, 40억~50억 넘으면 정상화”

3일 재경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1세대 1주택의 종부세 과세기준은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현행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된다. 주택가격 상승과 실거주자 부담 완화 등을 고려해 과세기준을 2억원 높인 것이다.

이에 따라 시가 약 20억원 이하 주택은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공시가격 14억원을 초과해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된 1세대 1주택은 거주 여부에 따라 기본공제를 달리 적용한다. 실거주자는 기본공제 14억원을, 비거주자는 기본공제 9억원을 적용받는다.

공동명의 1주택도 공제 방식이 달라진다. 실거주 공동명의는 부부가 각각 9억원씩 공제받는 방식과 1세대 1주택 특례를 적용해 14억원을 공제받는 방식 가운데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다. 반면 비거주 공동명의는 각각 4억원씩 총 8억원을 공제받거나 세대 기준 9억원을 공제받는 특례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다주택자는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액이 9억원(시가 약 13억원)을 초과하면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된다. 다만 기본공제 9억원 가운데 4억원은 일괄 공제하고 나머지 5억원은 전체 주택가액에서 거주주택이 차지하는 비중만큼만 추가 공제한다.

예를 들어 공시가격 10억원인 주택 두 채를 보유한 2주택자가 한 채에만 거주하는 경우 기본공제 4억원은 전액 적용되고, 나머지 5억원은 거주주택 가액 비중(50%)만큼인 2억5000만원만 추가 공제받아 총 6억5000만원을 공제받게 된다.

2025년 종합부동산세 과표구간별 납세인원(고지기준) [재정경제부 제공]
2025년 종합부동산세 과표구간별 납세인원(고지기준) [재정경제부 제공]
종합부동산세, ‘주택수’에서 ‘주택가액’ 기준으로 세율 체계 단일화 [재정경제부 제공]
종합부동산세, ‘주택수’에서 ‘주택가액’ 기준으로 세율 체계 단일화 [재정경제부 제공]

정부는 종부세 세율체계를 ‘주택 수’ 중심에서 ‘주택가액’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다. 현재는 1·2주택자와 3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서로 다른 세율표를 적용하지만 2027년에는 1·2주택자의 세율을 일부 조정하는 중간 단계를 거쳐 2028년부터는 주택 수와 관계없이 동일한 가액 기준 세율표를 적용한다.

고가 주택 한 채에 수요가 쏠리는 일명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과세표준 6억~12억원 구간의 세율을 현행 1.0%에서 내년 1.3%로 높인다. 정부는 과세표준이 상위 구간으로 올라갈 때 세율이 급격히 높아지는 것을 완화하기 위해 이 구간의 세율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거주용 1주택 기준으로 이 구간은 공시가격 약 22억6000만~31억1000만원, 시가 약 32억2000만~44억5000만원에 해당한다.

과세표준 12억~25억원 구간도 세율을 현행 1.3%에서 내년 1.5%, 2028년 2.0%로 올린다. 이 구간은 공시가격 약 31억1000만~49억7000만원, 시가 약 44억5000만~71억원 수준으로 시가 약 45~46억원부터는 세율 인상 구간에 진입해 세 부담이 본격적으로 커지게 된다.

과세표준 25억~50억원 구간은 현행 1.5%에서 내년 2.0%, 2028년 3.0%로, 50억~94억원 구간은 현행 2.0%에서 각각 2.7%, 4.0%로 오른다. 94억원 초과 구간도 현행 2.7%에서 내년 3.5%, 2028년 5.0%로 인상한다. 반면 과세표준 3억원 이하(0.5%)와 3억~6억원 구간(0.7%)은 현행 세율을 유지한다.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종부세 과세기준이 상향되면서 종부세 과세 대상 공동주택이 기존 상위 3.1%(약 48만7000호)에서 상위 2.3%(약 36만3000호)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시가 20억~30억원 구간은 종부세 부담이 감소하고 시가 30억~40억원 구간은 세액 변동을 최소화해 전반적인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반면 시가 40억원을 초과하는 공동주택 약 6만5000호(상위 0.4%)부터는 과세를 정상화해 세 부담이 단계적으로 늘어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전국 공동주택 가격 상위 0.4% 수준의 초고가 주택을 사실상 ‘핀셋’ 겨냥한 셈이다.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세액공제도 실거주 중심으로 개편한다. 현재는 최대 80% 한도에서 고령자 공제(20~40%)와 보유기간 공제(20~50%)를 합산해 적용하지만 앞으로는 ‘고령자 공제·거주기간 공제’ 체계로 바꿔 실제 거주를 우대한다.

2027년에는 보유기간 공제의 절반(10~25%)만 인정하는 과도기를 거쳐 2028년부터 거주기간 공제를 전면 적용한다. 세액공제 한도도 신설해 2027년 800만원, 2028년 이후에는 600만원으로 제한한다.

현행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FMV)도 과세표준 현실화를 위해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대상지역 주택 보유자(1세대 1주택 제외)는 내년 70%, 2028년부터는 80%를 적용한다. 실거주 1주택자와 지방 1~2주택자 등 그 외 납세자는 내년부터 70%를 적용받는다.

직전 연도 대비 보유세 증가 한도도 현행 150%에서 200%로 상향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으로 과세표준이 커지고 세 부담 상한도 높아지면서 고가·다주택 보유자의 보유세 부담은 이전보다 더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사전 브리핑에서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원칙 아래 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이 정착되도록 부동산 세제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겠다”며 “조세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회복하기 위한 그간 추진하기 어려웠던 개혁 과제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보유’에서 ‘거주’ 중심으로 전환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양도세 개편의 핵심은 장특공을 실거주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주택은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상가 등 주택 외 자산은 ‘장기보유소득공제’로 각각 개편한다.

주택은 현재 보유기간에 따라 연 4%씩 최대 40%, 거주기간에 따라 연 4%씩 최대 40%를 각각 공제해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앞으로는 보유기간 공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거주기간에 따라 연 8%씩 최대 80%를 공제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최대 공제를 받으려면 10년 이상 실제 거주해야 한다.

제도는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2027년에는 현행과 같이 보유·거주기간별로 각각 연 4%씩 공제한다. 2028년에는 보유공제는 연 2%로 줄이고 거주공제는 연 6%로 확대하는 과도기를 거친 뒤 2029년부터는 보유공제를 폐지하고 거주공제만 연 8%씩 최대 80%까지 적용한다.

다주택자도 ‘보유 연 2%’(최대 30%) 공제를 ‘거주 연 2%’ 공제로 전환한다.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는 현행과 같이 장기거주소득공제를 적용받을 수 없다.

과도한 공제 혜택을 줄이기 위해 공제 한도도 처음으로 도입한다. 현재는 한도가 없지만 장기거주소득공제액을 2028년에는 최대 20억원, 2029년부터는 최대 10억원으로 제한한다.

실수요자 지원은 확대한다. 10년 이상 거주하고 양도가액이 30억원 이하인 1세대 1주택자는 기본공제를 현행 25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확대해 장기 거주한 중산층과 실수요자의 세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비거주 상태로 보유하는 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도 축소한다.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보유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새 주택을 취득한 경우 일시적 2주택자로 인정받기 위해 종전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 기한을 현행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한다. 종전 주택에 거주하지 않으면서도 1세대 1주택 특례를 적용받는 기간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조정대상지역 매입임대 아파트에 적용해 온 세제 혜택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현재는 4년·8년의 등록임대 기간이 끝나 등록이 말소된 뒤에도 양도세 중과배제와 50%의 장특공 우대가 계속 적용되지만 10월 1일 시행령 개정을 거쳐 혜택을 축소한다.

2027년까지 양도하면 중과배제와 장특공 우대 50%를 유지하고 2028년 양도분은 중과세율의 절반을 적용하는 한편 장특공 우대를 30%로 낮춘다. 2029년 이후 양도분부터는 중과배제와 장특공 우대를 모두 없앤다.

상생임대주택 특례도 올해 말 일몰 종료에 맞춰 계약 종료 후 1년 이내 양도분에 한해 현행처럼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와 장기거주소득공제 적용을 위한 2년 거주요건을 면제한다. 계약 종료 후 1년이 지나 양도하는 경우에는 일반주택과 동일하게 2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

이 밖에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과세도 정상화한다. 개인이 보유한 비사업용 토지는 양도세 장특공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법인이 보유한 비사업용 토지에는 법인세 중과세율을 10%포인트 상향한다. 생산활동과 무관하게 보유하는 토지의 세 부담을 적정화하기 위해 종합합산 토지의 종부세 최고세율도 현행 3%에서 4%로 강화한다.

세 부담 커지는 고령층·다주택자엔 ‘퇴로’도 마련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아파트 단지를 포함한 강남 일대 전경. [연합]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아파트 단지를 포함한 강남 일대 전경. [연합]

세 부담이 커지는 고령층과 다주택자에게는 한시적인 퇴로도 마련했다.

우선 고령층의 주택 이동을 촉진하기 위해 양도세를 한시 감면한다. 65세 이상 1주택자가 5년 이상 보유하고 양도일 현재 2년 이상 계속 거주한 수도권 주택을 처분한 뒤 비수도권으로 이주하면 2027년에는 최대 50%(5억원 한도), 2028년에는 최대 30%(3억원 한도)의 양도세를 감면한다.

다만 양도일로부터 5년 이내 다시 수도권으로 이주하거나 수도권 주택을 취득하면 감면받은 세액은 추징한다.

다주택자의 매도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양도세 중과도 2028년까지 한시 완화한다. 현재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를 각각 가산하는데 2027년에는 각각 5%포인트와 10%포인트, 2028년에는 10%포인트와 15%포인트만 가산한다. 올해 5월 10일 이후 중과세율이 적용된 양도분에도 소급 적용한다.

정부 관계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직후 이어진 ‘정책 뒤집기’라는 지적에 대해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를 정상화하면서 이들에게 중과되는 양도세 부담도 완화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실수요자를 위한 종부세 납부유예 제도도 확대한다. 일반 1주택자의 연소득 요건은 현행 7000만원에서 8000만원 이하(종합소득금액 6000만원→7000만원 이하)로 완화한다. 만 65세 이상이면서 10년 이상 거주하고 직전 연도 소득 대비 해당 연도 보유세 비중이 10% 이상인 고령 1주택자도 납부유예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실거주 중심으로 제도가 바뀌면서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도 마련됐다. 주택에 1년 이상 거주한 뒤 취학·근무·질병·해외체류·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로 거주하지 못한 기간은 거주기간으로 인정한다. 정부는 법령에 열거된 사유뿐 아니라 ‘기타 이와 유사한 사유’도 거주기간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과세 형평성과 조세회피 가능성을 고려해 인정 기간은 최대 3년으로 제한한다. 이 밖에 재건축·재개발로 거주할 수 없는 공사기간의 절반과 등록임대기간, 지방 저가주택·세컨드홈 등 특례주택의 보유기간도 거주기간에 포함한다.

광역시를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에 ‘세컨드홈’을 취득하는 경우 양도세와 종부세 1세대 1주택 과세 특례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는 인구감소지역의 공시가격 9억원 이하 주택과 인구감소관심지역의 공시가격 4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만 특례를 적용하지만 앞으로는 이를 광역시를 제외한 비수도권 일반 지역까지 확대한다.

가액 기준은 인구감소지역은 공시가격 9억원 이하를 유지하고 인구감소관심지역은 4억원에서 6억원으로 상향한다. 새로 특례 대상에 포함되는 비수도권 일반 지역은 공시가격 4억원 이하 주택에 한해 특례를 적용할 예정이다.

세제개편안은 8월 중 입법예고와 국무회의를 거쳐 9월 초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국회 심의와 법률 개정 절차를 거쳐 확정되며 세부 내용은 논의 과정에서 일부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