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영화 전성기를 이끈 기생충 출연진들이 지난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가한 모습 [SNS 갈무리]
CJ ENM 영화 전성기를 이끈 기생충 출연진들이 지난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가한 모습 [SNS 갈무리]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영화 사업 접어야 할 판”

기생충을 비롯해 명량, 극한직업, 국제시장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내놓았던 전통의 명가 CJ ENM의 영화 사업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년째 흥행작이 거의 없다.

올해 상반기에도 흥행작은 커녕 선보이는 작품 자체의 씨가 마르면서 시장 점유율이 급락하고 있다. 배급사 순위 꼴찌로 추락했다.

CJ ENM은 2분기 영화·드라마에서 105억원의 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OTT 티빙이 흑자를 내면서 시장 기대치에는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았지만, 영화만 놓고 보면 처참하다.

CJ ENM 주주들 사이에는 “영화 사업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초유의 위기 상황에 몰렸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CJ ENM의 누적 매출액과 관객 수는 각각 57억원, 61만명에 그쳤다. 시장 점유율은 1.1%에 불과하다. 전체 배급사 순위는 8위로 사실상 꼴찌다.

‘어쩔수가없다’ [사진 CJ ENM]
‘어쩔수가없다’ [사진 CJ ENM]

1월 개봉한 ‘당신이 영화를 그만두면 안되는 30가지 이유’를 제외하고 이렇다 할 작품도 없다. 지난해 배급한 한국영화는 ‘악마가 이사왔다’와 ‘어쩔수가없다’ 두 편뿐이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관객 수가 고작 39만명에 그쳤다.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약 170만명이다. 큰 기대를 모았던 ‘어쩔수가없다’도 294만 관객 동원에 그쳤다.

CJ ENM은 잇따른 흥행 참패로 영화 사업 수장까지 교체했다.

CJ ENM은 새로운 영화사업부 수장이 “작품을 보는 선구안과 다수의 제작 성공노하우를 갖췄다”며 “영화사업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지만, 여전히 최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CJ ENM 영화사업이 옛 명성을 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 직접 제작해 선보이는 영화는 ‘타짜: 벨제붑의 노래’, ‘실낙원’, ‘국제시장2’ 등 세 편이 전부다. CJ ENM은 극장 흥행보다도 넷플릭스 등 OTT향 사전 판매로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려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CJ ENM 사옥 [사진, 연합]
CJ ENM 사옥 [사진, 연합]

잇따른 흥행 참패로 적자가 쌓이면서 영화 투자도 줄이고 있다. 영화·드라마는 CJ ENM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주요 사업이지만 오히려 성장에 발목을 잡는 악재가 되고 있다. 회사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영화 사업 매각설까지 나오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직격탄을 맞으며 영화 관람객이 줄고 있어, 영화 사업에 대한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

OTT 월 구독료가 영화 한 편 티켓값과 비슷하다. 영화관 한번 가면 영화표 및 간식 비용을 합쳐 1인당 평균 3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이럴 바에는 집에서 넷플릭스를 마음껏 보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par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