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총량 고려 분양가 기준 가닥

디에이치방배 84㎡ 20억→13.2억원

감정가로 잔금대출 취급 민원 쇄도

중금리 대출 신설로 공급 확대 검토

정부의 8·13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에 나선 은행권이 잔금대출 한도를 감정가가 아닌 분양가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정된 대출 재원을 최대한 많은 차주에게 고르게 공급하기 위한 조치지만, 일부 입주 예정자의 대출 한도는 예상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기존 1.5%에서 3.0%로 높여 실수요자와 청년층 등에 최대 30조원을 추가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은행권, 잔금대출 분양가 기준 취급 가닥=금융당국은 8월부터 취급된 잔금대출·중도금대출 등 집단대출을 금융회사별 가계대출 총량이 아닌 금융권 전체 유보분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도 집단대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디에이치방배 잔금대출 한도를 15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늘렸다. 하나은행은 1000억원에서 3500억원, KB국민은행은 1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올해 입주 예정인 다른 사업장에도 순차적으로 한도를 배정할 예정이다.

다만 은행권은 감정가 대신 분양가를 기준으로 잔금대출을 취급할 방침이다. 최근 입주 단지는 분양가와 감정가의 격차가 큰 만큼 감정가를 적용하면 대출액이 급증해 금융권 유보분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어서다. 일부 차주에게 대출이 집중되면 잔금대출을 받지 못하는 입주 예정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됐다.

현재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디에이치방배에 대해 분양가의 60% 또는 감정가의 50% 중 낮은 가격을 기준으로 잔금대출을 공급하고 있다. 분양가와 감정가의 격차가 큰 만큼 사실상 분양가를 기준으로 대출 한도가 산정되고 있는 셈이다. 다른 사업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대출이 공급될 전망이다.

모 시중은행 관계자는 “감정가를 기준으로 삼으면 가진 자금에 비해 과도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분양 당시의 가격을 보고 자금 계획을 세웠을 테니, 그에 맞춰 대출을 내어주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일부 입주 예정자의 경우 분양가 기준으로 잔금대출이 이뤄지면 한도가 부족해질 수 있다. 디에이치방배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22억원으로 분양가 60% 기준을 적용하면 대출 한도는 13억2000만원이 된다. 반면 현 시세인 40억원을 감정가로 가정 시 대출 한도는 20억원이다. 감정가와 분양가에 따라 대출 한도가 크게 차이 나는 만큼, 각 은행엔 감정가로 잔금대출을 취급해 달라는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은행권은 최근 금융당국과의 회의에서 잔금대출 산정 기준에 대한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을 요청했다. 서울 강남권 고가 주택에는 별도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특정 방향을 정하기는 어렵다”며 “업계와 협의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9월 중 집단대출이 필요 이상으로 집행됐는지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한도 제한이 없으면 은행과 상호금융 등 2금융권 사이에 과도한 대출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도 살펴볼 방침이다.

▶은행 대출 총량, 이달 말 정해질 듯…중금리 대출 상품 신설 검토=금융당국은 이달 말 은행별 추가 대출 총량을 통지할 예정이다. 8·13 대책 발표 이전까지 총량을 모범적으로 관리한 은행에 더 많은 한도를 부여할 방침이다. 은행권은 추가 한도를 받더라도 모기지보험(MCI·MCG) 가입 제한 등 개인별 한도 관리 조치는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다.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공급도 확대한다. 중금리대출의 가계대출 총량 제외 비율을 현행 30%에서 50%대로 높이고, 청년층 대출에도 총량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중·저신용자에게 연 5∼6%대 금리로 최대 2000만원을 빌려주는 6000억원 규모의 중금리대출을 출시했다. 우리은행도 자체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자체 중금리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0일 신용평점 하위 50% 중저신용자에 연 5~6%대 금리로 최대 2000만원까지 빌려주는 ‘슈퍼SOL중금리대출’을 내놨다. 총 공급 규모는 6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우리은행도 자체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다. 농협은행의 경우 이달 4일 ‘NH올원더풀 행복동행 중금리대출’을 출시했다.

상호금융·여신전문금융회사·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도 추가 한도를 배정한다. 지난 1일 이후 취급한 2금융권 중금리대출은 자체 총량에서 전액 제외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취약차주에게 자금을 더 적극적으로 공급해 달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서상혁·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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