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마린엔진·한화엔진, 상반기에만 수주잔고 2조원 늘어

작년 1년치 증가분 벌써 뛰어넘어…수익성도 점프

中 선박엔진 주문까지 2사가 흡수

한화엔진 창원공장 내부 전경. [한화엔진 제공]
한화엔진 창원공장 내부 전경. [한화엔진 제공]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국내 대표 선박엔진 대표 2사인 한화엔진과 HD현대마린엔진이 올해 상반기 만에 나란히 작년 연간 수치를 뛰어넘는 물량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중국 업체가 양분하고 있는 선박 시장과 달리, 선박엔진은 글로벌 일감이 사실상 모두 국내 업체에 향하는 구조가 계속되면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각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엔진의 올해 상반기 수주잔고는 5조9789억원, HD현대마린엔진은 1조6705억원이다.

양사는 상반기에만 이미 작년 연간 규모를 뛰어넘는 물량을 수주한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연말 대비 2025년 연말 한화엔진 수주잔고는 7585억원 늘어났는데, 올해 상반기는 1조8362억원 늘며 증가폭이 2배 이상 확대됐다. HD현대마린엔진 역시 작년 연간 수주잔고 증가액은 3499억원이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만 5816억원이 늘었다.

올해 들어 선박 주문 ‘중국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선박엔진 주문은 여전히 한국에 몰리고 있다. 중국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올해 발주된 선박 발주량 81%를 쓸어담은 상태다. 조선업 호황이 계속되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도크가 꽉 차, 더 이상 받지 못하는 물량을 중국이 흡수하면서다. 반면 선박엔진 분야에선 여전히 중국이 뒤쳐져 있어, 중국 조선소들이 선박엔진을 다시 한국에 주문하는 구조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에서 비롯된 탱커 신조시장 호황과 중국의 생산능력(CAPA) 및 수주가 확대되지만, 중국의 엔진 공급능력 확대는 이보다 느리다”고 설명했다.

HD현대마린엔진 공장 외부 전경. [HD현대마린엔진 제공]
HD현대마린엔진 공장 외부 전경. [HD현대마린엔진 제공]

조선업계 호황과 함께 선박 기자재 몸값이 뛰면서, 양사 수익성 역시 올해 들어 크게 늘었다. 한화엔진은 올해 상반기 89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영업이익률이 지난 연말 9.5%에서 12.6%로 뛰었다. 상반기 26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HD현대마린엔진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18.9%에서 24.4%로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 공급이 쏟아지면서 선박 가격은 작년에 비해 낮아졌지만, 엔진은 여전히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부턴 양사 생산 확대도 계획돼 있는만큼 수주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한화엔진은 이달 초 중속엔진 전용 공장을 준공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물량까지 수주할 수 있게 됐다. 선박엔진은 2행정 저속엔진과 4행정 중속엔진으로 나뉘는데, 이중 중속엔진은 최근 데이터센터용 전력원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k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