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성과급 요구 대기업 노조들 노동부 지침 전면 부정
HD현대重 노조 “성과급 아닌 복지에 쓰라는 것”
신세계 노조 “성과급도 임금…의무적 교섭 대상”
재계도 “임금 해당 성과급 사례 명확히 해달라”
[헤럴드경제=박혜원·차민주 기자] ‘영업이익 N% 성과급 지급’을 요구한 대기업 노조들이 ‘자율적으로 협의하라’는 정부 지침에도 잇달아 “전면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잡음이 예고되고 있다. 이들은 ‘여전히 기업이 교섭에 응할 의무가 있다’며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기존 요구를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재계에선 정부 지침에도 일부 노조가 자의적 해석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성과급을 둘러싼 법적 분쟁과 현장 혼선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HD현대重 “영업이익 30% 성과급 아닌 복지에 쓰라는 것”
4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현재 회사와 임단협을 진행 중인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조합원과 공유하라는 요구를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라는 요구에 회사가 의무적으로 교섭할 필요가 없다는 고용노동부 지침과 자신들은 무관하다고 보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무조건 영업이익을 성과급에 반영하라는 게 아니라, 기본급 인상이나 복지 향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영업이익을 배분하라는 게 요지”라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이같은 HD현대중공업 입장이 노란봉투법 시행지침에 부합하는지는 당장 판단하기 어렵다는 견해다. 노동부 관계자는 해당 주장에 대해 “타당성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신세계 노조 “성과급도 임금이라는 판례 있어”
신세계 노조 역시 ‘성과급도 임금의 일부’라는 명분으로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를 고수할 방침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임금’은 회사가 의무적으로 교섭에 응해야 하지만, ‘성과급’은 아니라는 노동부 지침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노동부 취지는 성과급은 노사뿐 아니라 주주·채권자·국가까지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교섭을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세계 노조는 성과급이 임금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법적 판단이 엇갈리고 있는만큼 노동부 지침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세계 노조 관계자는 “성과급도 임금에 해당한다는 판례가 다수 있다”며 “특히 대기업은 성과급이 정기적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임금의 성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성과급을 임금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판단은 소송 대상인 회사마다 다르게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월 대법원이 낸 삼성전자 퇴직금 소송 판결이다. 대법원은 경영 성과에 따라 달라지는 ‘성과 인센티브’는 임금이 아니라고 봤다. 그러나 실적 목표 달성 시에 지급하는 ‘목표 인센티브’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봤다. 반대로 대법원은 지난 2018년 한국공항공사, 지난 2015년 한국감정원 등 공기업 퇴직금 소송에선 성과급도 임금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올해 임단협에서 ‘N% 성과급’을 요구한 기업 노조들은 대부분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 10% 배분을 요구하고 있는 고려아연 노조 역시 요구 사항에 변동은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 영업이익의 30%를 요구한 LG유플러스와 HD현대삼호는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결국 N% 성과급 파업 법적 분쟁 불가피…재계 “지침 구체화 해야”
정부가 노란봉투법 시행지침을 발표한 이후로도 성과급을 배분하라는 노조 요구가 계속되는만큼, 올해 재계 임단협에선 혼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신세계 노조 주장과 같이, 성과급이라도 의무적인 교섭 대상에 해당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경총은 전날 지침 발표 직후 입장을 내고 “노동부 지침에서 성과급은 그 종류와 법적 성격이 일률적이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음에도 성과급이 어떤 경우에 임금 등의 근로조건에 해당하는지를 밝히지 않아 오히려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N% 성과급 지급 요구를 명분으로 노조가 파업을 벌일 시, 이를 ‘불법’으로 간주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가 의무적으로 교섭해야 할 사안이 아니므로 노조가 파업에 앞서 쟁의 신청을 하더라도 이를 반려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파업이 실제 불법적인지를 두고 노조가 소송을 제기하는 등 현장 분쟁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노동부 지침이 있더라도 법원에선 또 다른 기준을 적용해 불법 파업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다”며 “결국 노동부 지침이 있더라도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klee@heraldcorp.com
cham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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