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교육위, 추경안 편성 우선순위 적절한가 지적

용역도 전에 난정평화교육원 부지 매입비 5억6000만원 편성

‘학생 위한 예산’이라면서… 석면 제거에는 11억 반영

교원 보호도 ‘재원 부족’ 우려

인천시교육청
인천시교육청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시교육청이 945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가운데 교육감 공약사업과 이른바 ‘치적사업’에 예산을 우선 배분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학생 안전과 교원 보호 등 시급성이 높은 분야의 예산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반면 사업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은 난정평화교육원 야외학습장 조성 사업에는 수억 원의 예산을 선제적으로 편성하면서 예산 편성의 우선순위가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인천광역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최근 제313회 임시회 제2차 위원회를 열고 ‘2026년도 인천광역시교육청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했다.

교육위는 심사 결과, 교육시책홍보 등 9개 사업에서 11억4182만 원을 감액하고 학교급식시설 개선 및 확충 등 10개 사업에 6억4437만원을 증액했다. 이에 따라 총 944억5658만원 규모의 추경안이 수정 가결됐다.

그러나 인천난정평화교육원 야외학습장 사업이 문제의 대상이 됐다.

시교육청은 야외학습장 부지 매입비로 5억6865만원을, 야외학습장 조성을 위한 기초조사 및 교육공간 조성 연구용역비로 3000만원을 각각 편성했다.

문제는 사업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과 공간 구성 등을 결정하기 위한 연구용역이 이뤄지기도 전에 부지 매입비부터 추경에 반영했다는 점이다.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 적정 부지 및 공간 활용계획 등을 충분히 검토한 뒤 부지를 확보하는 일반적인 행정 절차와 비교할 때 순서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것이 교육위의 지적이다.

정종혁 교육위원장은 심사 과정에서 “2회 추경에 부지매입비 예산을 올리는 사례는 평범하지 않아 보인다”며 “일반적으로 용역이 이뤄진 다음에 계획을 구상하지, 부지매입을 서두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의 안전과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야외학습장 필요성을 이유로 들었다.

정 위원장은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늘 학생을 위한다고 말하면서 치적사업이나 교육감 공약사업 예산을 챙긴다”며 “학생을 볼모로 협박하는 느낌이 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진짜 학생을 위하거나 교사 복지를 위한 예산을 챙겨달라”며 “시교육청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교육청의 예산 우선순위를 둘러싼 문제 제기는 난정평화교육원 사업에 그치지 않았다.

강정선 교육위 부위원장은 인천지역 학교의 석면 문제를 지적했다.

현재 인천지역 72개 학교에 아직 석면이 남아 있고 이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 155억원 이상이 필요한 상황인데 이번 추경에 반영된 관련 예산은 11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석면 제거 사업과 새로운 교육공간 조성 사업 가운데 무엇을 먼저 추진해야 하는지를 놓고 교육청의 예산 편성 철학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 부위원장은 “아이들의 안전보다 우선하는 예산이 있을 수 있느냐”며 “학생 안전을 위한 석면 교체 예산을 우선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사들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예산 역시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채훈 교육위원은 교원보호공제사업과 관련해 보장 한도는 확대됐지만 실제 사고가 발생해 누적 적립금이 소진될 경우 지원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교원 보호를 위한 안정적인 재원 확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 안전과 교원 보호는 교육 현장의 기본적인 기반에 해당하는 만큼, 일회성 또는 가시적인 사업보다 학교 현장에서 당장 체감할 수 있는 분야에 예산을 우선 배분해야 한다는 것이 교육위의 취지다.


gilber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