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북극항로, 수에즈 운하보다 경제성 낮아”

해수부 장관 “2040년 경제성 확보할 수 있을 것”

“팬스타 아크로 空컨테이너, 수출화물 2.6배”

“부산시가 비용·성과·보험 공개 검증” 주장도

12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별관에서 열린 국회 농해수위의 해수부 국정감사에서 황종우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12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별관에서 열린 국회 농해수위의 해수부 국정감사에서 황종우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부산)=정형기 기자] 50일간의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마친 팬스타 아크로호가 지난 11일 오전 부산항으로 돌아왔다. 13일 오후 3시에는 북항 자성대부두에서 귀항 환영식도 열린다. 해양수산부는 내년에도 시범운항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를 중심으로 경제성 여부와 제재 리스크를 둘러싼 지적이 나왔고, 팬스타 측은 성과 평가는 해수부와 함께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국내 컨테이너선의 첫 북극항로 왕복인 팬스타 아크로호의 이번 시범운항은 편도 22일, 왕복 50일이 걸려 수에즈 운하 항로를 이용할 경우 부산~로테르담 편도 30~34일 소요되던 것과 비교해 10일 안팎의 단축효과를 입증했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12일 부산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시범운항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내년 시범운항계획을 더 내실있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운항 거리·경로·시간·비용·연료 소모량을 종합 분석해 2030년 정기항로를 개통하겠다는 목표다. 정부는 항만 인프라 적기 개발, 극지 전문인력 양성, 내·쇄빙선 핵심기술 개발 등 지원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문제는 화물 확보와 운송 손익 등 경제성이다. 이날 국감에서 김용태(경기 포천시가평군) 국민의힘 의원은 “해수부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아주 유리한 조건을 가정한 기준에서도 2040년대에는 수에즈 운하보다 경제성이 낮다”며 “내년도 북극항로 예산으로 6228억원이 편성됐는데 선박 1척이 유럽까지 왕복하는 데 76억3000만원이 소요되고 이 중 쇄빙서비스 이용료만 13억5900만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해수부 차관 출신 김성범(제주 서귀포시) 민주당 의원도 “화물 확보와 운항시기에 따라 비용과 수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황종우 장관은 “2040년 정도가 되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번 시범운항에 팬스타 아크로호가 수출화물보다 훨씬 많은 빈 컨테이너를 날랐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승규(충남 홍성 예산군)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해수부 자료에 따르면 팬스타 아크로호는 출항 때 202TEU, 귀항 때는 1743TEU 등 1945TEU의 공(空)컨테이너를 운송했다. 이는 실제 수출화물 737TEU의 2.6배다. 귀항길에는 수입화물 없이 국내 6개 기업의 공컨테이너만 실었다. 팬스타가 출항 때 밝힌 ‘공컨테이너 1300TEU와 수입화물 동반 적재’ 계획에서 수입화물이 빠진 셈이다. 강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부산의 미래 깃발’이라 언급한 사업이 ‘속 빈 강정’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의원들은 화주들이 북극항로를 꺼리는 핵심 이유로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도 꼽았다. 유빙에 갇히거나 선체가 파손돼 쇄빙선 구조나 러시아 항구 피난이 필요해지면 공동해손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 돈이 러시아로 흘러가면 제재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번 시범사업은 한국해운협회 기금(회원사 출연금)에서 40억원 한도로 시범운항 지원금과 화물 유치 장려금을 주는 구조다. 팬스타의 이번 운항 실제 손익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해운업계의 평가는 ‘적자’라는 견해로 기운다. 해운업계는 지원금을 받아도 40억원 안팎, 지원금을 빼면 70억원대 손실이 났을 것으로 추산한다. 왕복 2000TEU를 넘기면 주는 최대 10억원의 추가 장려금도 받기 어렵게 됐고, 공컨테이너를 운송실적으로 인정할지 논란도 생겼다. 다만, 한 차례 운항 결과로 수익성을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팬스타 관계자는 시범운항 성과와 수입화물 미확보 지적 등에 대해 “해수부 공모사업이라 단독으로 자료를 내기에 한계가 있다”며 “해수부와 공동으로 결과를 취합해 평가하겠다”고 답했다. 팬스타는 지난 8월 출항에 맞춰 “이번이 ‘1항차’”라며 “내년 공모에 재도전하고, 선정되면 7~10월 연 3회 운항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부산 정치권에서는 “부산시가 관계기관·전문가와 ‘북극항로 시범운항 결과보고회’를 열어 운항비용과 화물 성과, 보험 등을 공개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달 후 쯤으로 예상되는 해수부의 분석 결과가 팬스타 아크로호 시범운항의 ‘손익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kaf2002@heraldcorp.com